
올해도 어김없이 설 연휴 극장가에 다양한 장르의 영화가 풍성한 상을 차렸습니다. 한국 영화 ‘더 킹’과 ‘공조’가 박스오피스 1, 2위를 차지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고,강력한 액션이 담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삶의 의미를 깨닫게 하는 잔잔한 드라마도 관객을 찾아옵니다.또 애니메이션 라인업도 막강합니다. 한국을 비롯해 일본, 미국, 러시아에서 만든 애니메이션이 어린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4일간 이어지는 연휴 동안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취향에 맞는 영화를 골라보는 건 어떨까요.
“바른 기성세대라면 불합리에 목소리 내야”
“관객들이 연휴 동안 영화 한 편만 보는 건 아니잖아요.”
‘더 킹’ 주연배우 정우성(사진)은 설 연휴 흥행에 대한 기대감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더 킹’은 메시지가 명확한 작품이기 때문에 시대의 주인공이 되려면 꼭 봐야 한다”며 “코믹 액션물인 ‘공조’를 보며 느끼는 즐거움에 대한 향유도 중요하다”고 여유를 보였다.
‘더 킹’은 개봉 이후 줄곧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메시지를 무겁지 않게 표현한 감독의 의도와 배우들의 노력이 잘 전달된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그가 이 영화를 선택한 배경에는 ‘바른 기성세대’가 되기 위한 포석이 깔려 있다. 그는 “어느 순간 현장에서 선배 대접을 받는 나이가 됐더라. 그러면서 내 직업을 통해 세상과 어떤 소통을 할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며 “바람직한 기성세대로 나이 먹어 가기 위해서는 작품을 통해 불합리함을 얘기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정우성은 권력에 취해 있는 한강식을 보고 관객들이 비웃기를 바랐다. 그는 “시나리오를 읽고 힘 있는 자리에 앉아 가져서는 안 될 사심으로 움직이는 한강식을 무너뜨리고 싶었다”며 “마당놀이 같은 이 영화의 틀 안에서 관객들이 키득키득 웃을 수 있도록 한강식을 표현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 영화를 통해 배우로서 자신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그는 “나를 지켜주는 건 대중”이라며 “내 목소리를 들어주는 사람이 많을수록 더욱 힘있게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남북 아픈 곳 서로 어루만져 주는 이야기”
“두 영화 모두 잘 됐으면 좋겠지만 ‘공조’가 조금 더 잘 되겠죠.”
정우성과 ‘무사’에 함께 출연했던 유해진(사진)은 “영화는 자생력이 있어서 알아서 커간다”며 자신이 주연으로 나선 ‘공조’의 흥행 기대감을 이같이 밝혔다.
그는 “대결한다는 생각은 없지만 스태프와 배우들이 고생한 보람은 찾았으면 좋겠다”며 “지난해 여름에 개봉한 한국 영화들이 모두 잘됐듯이 ‘공조’와 ‘더 킹’이‘윈윈’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중한 성격으로 알려진 그는 사람 이야기에 끌려 ‘공조’를 선택했다. 그는 “남북 형사가 공조수사를 벌인다는 설정이 흥미롭게 다가왔다”며 “하지만 가장 끌린 점은 너와 내가 서로의 아픈 곳을 어루만져 주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그는 자신의 몸에 딱 맞는 옷을 입은 듯 자연스러운 캐릭터를 연기해왔다. 이에 대해 그는 “내 몸에 맞는 옷도 있었고, 잘 안 맞는 옷도 분명히 있었다”며 “크기가 안 맞고 어울리지 않는 옷이라도 안 입어볼 수 없다. 좋아하는 색깔만 고집하지 않은 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럭키’에서 ‘원맨쇼’를 펼치며 흥행에서도 큰 성과를 거둔 유해진에게 ‘자신감이 커졌겠다’고 묻자 “그만큼 부담감도 커졌다”고 답했다.
그는 “지인들과 술을 마시면 ‘넌 뭐가 걱정이냐’고 하지만 배우로서 불안감은 항상 있다”며 “사골을 찬물에 담그고 진한 국물이 우러나길 바랄 순 없지 않냐. 나무를 캐와서 불을 지펴야 하듯 긴장해야 한다”고 털어놓았다.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
영화 ‘더 킹’은…권력 좇던 검사의 흥망성쇠
영화 ‘공조’는…남·북한 형사 극비 합동수사
‘더 킹’(감독 한재림)은 권력을 좇는 검사들의 이야기를 담은 정치풍자극이다. 전두환 정권부터 이명박 정권까지 한국의 근현대사를 바탕에 깔고, 권력을 잡기 위해 실세 선배 검사의 줄을 타고 그의 하수인 노릇을 하는 평검사의 흥망성쇠기를 경쾌하게 풀어냈다. 조인성이 고등학생부터 30대 중반까지 이어지는 캐릭터를 맛깔나게 표현해냈으며 정우성이 피도 눈물도 없는 인물을 능청스럽게 그려냈다. 개봉 시점에 혼란스러운 시국 상황과 영화의 줄거리가 맞물려 큰 관심을 모으며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현빈과 유해진이 ‘투톱’으로 나선 ‘공조’(감독 김성훈)는 남한으로 숨어든 탈북 범죄조직을 잡기 위해 남한에 온 특수부대 출신 북한 형사와 어리숙한 생계형 남한 형사가 극비리에 공조수사에 나서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현빈이 몸을 사리지 않는 강렬한 액션으로 영화의 중심을 잡아주며, 여기에 유해진 특유의 구수한 연기가 더해져 훈훈한 맛을 전한다. 개봉 이후 ‘더 킹’의 그늘에 가려 1위로 나서지 못하고 있지만 가족애 등 따뜻한 정서가 담겨 있어 설 연휴에 흥행 역전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18일 나란히 개봉한 두 영화 모두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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