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아트 오브 휘게 / 조니 잭슨 지음, 한정은 옮김 / 영림카디널
피카 / 애너 브론스 글·요한나 킨드발 일러스트, 안소영 옮김 / 위고


현대인들은 행복이라는 말에 민감하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인간의 궁극적 목적은 행복에 있다’고 말했듯이 행복에 대한 추구는 인류의 역사만큼 오래됐다. 하지만 요즘 현대인에게 행복은 강박적 과제가 됐다. 타인과의 비교가 쉬워지면서 절대적 행복보다 상대적 박탈감이 더 크기 때문인 듯하다. 다른 이의 행복에 대한 질투를 접고 일상에서 자신과 자신이 사랑하는 이에게 집중하며 소박한 행복을 추구하는 라이프 스타일이 세계적으로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그중 요즘 가장 주목받는 라이프 스타일이 덴마크식 휘게(hygge)와 스웨덴식 피카(fika)이다. 이 두 나라는 행복도 조사에서 항상 수위를 다투는 나라라는 점을 참고로 밝혀둔다.

휘게, 생소한 덴마크 단어 하나가 요즘 유행이다. 휘게는 특별한 용어를 지칭하는 게 아니라 ‘편안하고 아늑한 상태를 추구’하는 덴마크식 라이프스타일을 말한다. 일상의 속도를 늦추고 자연과 교감하고, 단순함과 소박함을 추구하며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한 순간을 즐기는 방식이다. 인테리어 데코레이터인 엘리아스 라르센과 조니 잭슨이 펴낸 ‘더 아트 오브 휘게’(영림 카디널)는 휘게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과 소품들을 안내하는 가이드이다. 이들이 알려주는 집 안을 휘게하게 바꾸는 방법은 이런 것들이다. 자연 채광을 최대한 활용하기, 패브릭 소품으로 아늑하게 꾸미기, 조개껍데기·화분 같은 자연을 실내로 들여오기, 아른거리는 촛불 켜기 그리고 소박하지만 특별하게 차리는 식탁이다.

또 라벤더 주머니, 펠트 슬리퍼, 비니 모자 방울, 꼬마전구 랜턴은 손쉽게 ‘휘게’할 수 있는 아이템들이다. 난롯불 옆에서 책 보기, 기분이 좋아지는 영화 보기, 친구들과 게임 하기, 바닷가 걷기 등도 휘게를 위한 방법이다. 그리 특별할 것도 없고, 큰돈이 드는 것도 아니다. 작은 마음을 쓰는 정도만으로도 행복해질 수 있다. 책은 독자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행복은 당신의 삶 안에 널려 있습니다.” 삶의 태도만 바꾼다면 누구나 행복해질 수 있다는 조언인데, 사실 그것이 가장 어렵다. 새해엔 꼭 시도해 보시길.

덴마크에 휘게가 있다면 스웨덴엔 ‘피카’가 있다. 피카는 커피를 뜻하는 스웨덴어 ‘카페(kaffe)’에 어원을 둔 말로 커피에 달콤한 빵과 과자를 곁들여 갖는 휴식 시간을 말한다. 하지만 그저 커피 한잔을 마시는 시간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바쁜 일상 속에서 여유를 갖고 번잡한 생각을 내려놓고 소중한 사람과 순간을 완전하게 즐겨야 진정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스카 비 피카(Ska vi fika)?” 스웨덴 사람들은 ‘우리 피카 할까요’라는 뜻의 이 말을 하루에 두 번씩 한다. 회사는 물론 관공서까지도 하루에 두 번 피카타임을 정해놓고 있다. 스웨덴 요리 전문 편집자 애너 브론스가 쓰고 일러스트레이터 요한나 킨드발이 그림을 그린 ‘fika’(위고)는 베이커리 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들이 피카에 함께 먹을 수 있는 빵과 과자 만드는 법을 담은 책이다. 피카 철학과 함께. 이들은 “피카는 소중한 삶의 순간순간을 천천히 되도록 느리게 음미하기 위한 의식이다. 그저 케이크를 구워 커피와 함께 차려 내는 것만으로는 피카가 되지 않는다. 바쁜 일 틈에 잠시의 여유를 찾고 지루한 일상 속에서 색다른 순간을 만드는 것이 진정한 피카”라고 했다. 그러니 우리도 피카 할까요?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최현미

최현미 논설위원

문화일보 /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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