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심플하게 산다 /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 손의 모험 / 좋은 인생 실험실
■ 심플하게 산다
소박한 식탁·심플한 인테리어…
미니멀 라이프 생활철학 소개서
■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버린후 나타난 12가지 변화
남과 비교하는 습관 없어져
■ 손의 모험
바느질·목공·3D프린팅 등
직접 만들면서 느끼는 기쁨
■ 좋은 인생 실험실
병조림서 집까지 손수 제작
美 30대커플‘메이커 도전기’
‘단순한 삶(simple life)’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그럴 수밖에 없다. 깜빡 정신줄 놓고 있다 보면 새로운 기술은 우리를 당황케 하고 상업주의와 손잡은 자본주의는 놀랄 정도로 고도화된 세계에서 경쟁에 이기는 것은 둘째 치고 낙오되지 않기 위해 기를 쓰다 보면 마음 한 자락은 단순하고 소박한 삶에 쏠리게 된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누구나 그런 마음, 들지 않겠는가. 앞으로 발전 속도는 더 빨라질 테니 소박한 삶에 대한 열망은 그만큼 더 강렬해질 것이다.
소박하고 단순한 삶은 기본적으로 적게 소유하는 대신 삶의 본질로 돌아가려 한다. 덜 갖고, 덜 사고, 덜 쓰고, 덜 버리는 삶. 여기서 보다 적극적이 되면 필요한 것을 직접 만드는 메이커(maker)의 삶이 될 테고, 사회를 향해 한 걸음 더 내딛는 다면 그런 개인들이 연대해 보다 나은 세상을 함께 만들려는 움직임으로 연결된다. 새해, 진정 우리에게 기쁨을 주는 소박한 삶을 살고 싶은 이들을 위해 4권 골랐다. 심플 라이프를 이야기하는 2권과 소박한 삶을 지향하며 필요한 물건을 직접 만드는 메이커운동·DIY(Do it yourself) 실험을 담은 2권이다. 정유년, 적어도 욕심을 한 움큼씩은 덜어내는 한 해가 되시길.
프랑스 출신 저자 도미니크 로로의 ‘심플하게 산다’(바다)는 국내에 본격적으로 ‘단순한 삶’ ‘미니멀 라이프’의 생활 철학을 소개한 책이다. 이 책이 튼 물꼬를 따라 소박한 식탁, 심플한 인테리어, 미니멀 수납법 등 구체적 방법을 알려주는 실용서들이 뒤따르면서 심플 라이프 트렌드가 만들어졌다. 2012년 출간된 뒤 누적 판매 부수는 6만 부. 매년 1만∼2만 부가 팔리는 스테디셀러로 오히려 최근에 더 많이 팔려나가고 있으니 아직 보지 못한 독자들은 펼치길 권한다.
동양적 아름다움에 빠져 1970년대 말부터 일본에 살기 시작한 저자는 아무리 풍족해도 만족하지 못하는 시대의 역설을 지적하며 삶의 핵심을 ‘심플함’에서 찾는다. 책은 ‘물건’ ‘몸’ ‘마음’ 세 부분으로 나눠 단순한 삶을 살피고 적게 갖고 소박하게 사는 ‘심플한 삶’을 통해 욕심으로 인한 부당함과 편견, 악취미, 낡은 습관을 넘어서길 권한다. 심플하게 사는 것은 검소하면서도 현명하고 우아하게 살아가는 방법이라는 책은 마음의 집착과 소유를 포기하고 어떻게 유연한 감정을 얻을 수 있는지 조언하고 타인과 관계 맺기, 지성을 쌓고 인격을 다듬어 스스로를 바로잡는 법을 알려준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심플한 삶은 ‘충분하다’라는 마법과 같은 단어로 요약된다. 충분하다는 것을 개인적으로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행복의 기준도 달라진다. 모든 욕구를 충족시키려고 하는 사람에게 결코 충분함이란 없다.”
‘심플하게 산다’가 심플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전반적인 철학을 알려준다면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비즈니스북스)는 구체적인 실용서이다. 편집자로 일하는 사사키 후미오가 물건을 버린 후 얻은 12가지 인생의 놀라운 변화를 생생하게 들려준다. 일본에서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가 되며 미니멀 라이프 열풍을 주도한 책이다.
원래 메모지 한 장도 버리지 못했던 사사키는 물건을 최소한으로 줄여 여유 있고 자유롭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활을 접한 후, 미니멀리스트가 된다. 이제 그의 옷장엔 채 10벌이 안 되는 옷, 욕실엔 액체 비누 하나와 무명천이 전부다. 주방에는 식기나 냄비 등 꼭 필요한 물건 외에는 두지 않는다. 그는 물건을 줄이면 줄일수록 그저 방이 깨끗해져 기분이 좋고 청소하기 편하다는 식의 표면적인 장점뿐만 아니라 훨씬 더 깊은 본질적 가치가 있다고 한다. 바로 ‘내가 어떻게 살아갈지를 생각하게 된 것’이다. “나에게 진짜 필요한 게 무엇인지 묻게 되고 내가 추구해야 할 행복을 되짚어 보게 되면서 무엇보다 남과 비교하는 습관이 없어졌다”고 그는 말했다.
그렇다면 무엇이든 원하기만 하면 쉽게 얻을 수 있는 시대에 직접 만들어 쓴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메이커는 소박한 삶을 보다 적극적으로 일궈나가는 이들이다.
‘손의 모험’(선윤아, 박지은, 정혜린 지음/코난북스)은 현대인에게 ‘만드는 기쁨’을 알려준다. 창작자들이 도구와 기술을 공유하고 거래가 아닌 교환과 관계가 일어나는 공간인 릴리쿰. 2013년 이태원에 처음 문을 연 이곳은 바느질부터 도예, 목공, 실크스크린, 3D 프린팅까지 모든 분야의 제작 활동을 아우르는 작은 공방이자 실험의 장이다. 릴리쿰에서 스스로 만들고 고치고 공유하며 ‘만드는 행위’가 주는 순수한 기쁨을 알게 된 저자들은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다채로운 예시를 제시한다.
만드는 것은 어떻게 우리 삶을 변화시킬까. 이들의 말은 이렇다. “만들기를 하다 보면 우리는 하나의 물건이 지나온 길을 더 잘 이해하게 된다. 이 이해가 더 예민한 감각을 선사하고 삶을 돌아보게 한다. 분명한 것은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우리의 삶은 더 건강해지고, 분별이 생기리라는 것이다. 만들기는 내가 가진 물건이나 기술을 확장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물건을 이해하면 사회를 이해하게 된다. 무엇보다 만들기는 분명하게 ‘나’를 알게 하고, 또 변화시킨다.” 만들기가 사라진 시대에 진정한 자신은 누구인지 답을 구하는 과정은 역설적으로 우리를 다시 만들기의 시대로 이끈다.
‘손의 모험’이 국내 저작이라면 ‘좋은 인생 실험실’(샨티)은 미국의 30대 전문직 커플의 메이커 도전기이다. 뉴욕 광고 회사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일하는 30대 여성 웬디는 파트너와 함께 도시를 떠나 뉴멕시코 시골 마을에서 ‘메이커로서의 삶’을 살아간다.
이들은 ‘물건을 사기 위해 돈을 벌고 그 돈을 벌기 위해 일하는’ 무한 반복의 삶 대신 농사를 짓고, 직접 먹을거리를 만들고 필요한 물건도 손수 만들어 쓰는 메이커로서의 삶을 선택한다. 이들은 용접부터 요리에 이르기까지 갖은 기술을 익히며, 폐식용유를 연료로 쓰거나 바이오 디젤을 직접 만들어 차를 몰고, 전력도 태양열 에너지를 사용한다. 버려진 것들을 창조적으로 재활용해서 사용하고, 남은 것은 온라인 상점을 통해 판매도 하며, 자신들이 개발한 갖가지 기술들을 무료로 공유한다.
그녀는 현재 전 세계로 확산된 의류 재활용 축제인 ‘스왑 오 라마 라마’의 기획자이며, 컨셉추얼 아티스트이고, 요가 강사로 일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메이커의 삶은 상당한 재능이 필요한 것 아닐까. 나는 손재주가 없어서라고 한발 빼는 이들에게 웬디는 이렇게 조언한다. “우리에게 엄청난 재능이 있어서가 아니라 우리도 여러분과 다르지 않은 사람이라서 인간은 본래 창조적 존재라서 가능했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일러스트 = 더 아트오브휘게(영림카디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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