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법 새벽 영장 발부 “증거에 따라 필요성 인정” 이영복 진술 큰 역할한 듯 20대 의원 첫 구속 사례
부산 해운대 엘시티 금품비리 등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는 배덕광(69·부산 해운대을·사진) 새누리당 의원이 구속수감됐다. 20대 현역 국회의원 중 금품비리로 구속된 것은 배 의원이 처음이다.
배 의원의 구속에는 엘시티 실소유주 이영복(68·구속 기소) 회장의 “배 의원에게 직접 돈을 줬다”는 진술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물쇠 입’으로 알려진 이 회장이 본격적으로 입을 열기 시작하면서 다른 정·관계 인사들의 추가 혐의도 2월 중간수사결과 발표에 앞서 마저 밝혀질지 주목된다. 김상윤 부산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6일 오전 배 의원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통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부산지검 특수부(부장 임관혁)는 지난 23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뇌물)과 뇌물수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었다.
배 의원은 현역의원 신분으로 이 회장과 다른 사업가 등으로부터 “엘시티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되게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7000여만 원을 수수한 혐의다. 배 의원은 2004년 6월∼2014년 3월까지 3선 해운대구청장을 지낸 뒤 2014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와 20대 총선에서 잇따라 당선된 재선의원이다.
검찰은 이 회장의 진술 등을 토대로 배 의원 비서를 체포해 조사하고, 이 회장이 건넨 돈과 엘시티 사업 인허가 간의 대가관계 입증에 필요한 증거 자료를 상당 부분 확보하는 등 보강수사를 해왔다. 법원은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 등이 별로 없는 현역의원이지만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대형 건축비리 사건이란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이 사건으로 3개월 도피 끝에 체포된 이 회장과 수백억 원대 횡령을 도운 엘시티 관련 자금관리 담당 박모(54) 사장을 비롯해 현기환(58) 전 청와대 정무수석, 정기룡(60) 전 부산시 경제특보, 전·현직 부산시장 최측근 인사 2명 등 모두 10여 명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은 100% 발부율을 보였다.
구속자 중에는 엘시티의 설계를 담당한 대형 건축설계사 사장, 분양 대행업체 대표, 이 회장의 도피를 돕거나 자금을 세탁해준 관계자 2명 등이 포함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