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각 ‘선방’과 ‘도약’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든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의 양 축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중국의 거센 추격을 따돌리기 위한 선제 작업에 나선다. 지난해 호성적이 내부 요인보다 외부 호재의 덕을 더 크게 본 만큼 지금 시점에서 자체 경쟁력 강화가 절실하다는 게 업계 안팎의 중론이다.
이에 따라 중국의 물량 공세가 거센 액정표시장치(LCD) 중심의 평판디스플레이보다 상대적으로 기술 격차가 여전한 플렉시블(구부릴 수 있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서 그 차이를 더 벌린다는 전략을 추진키로 해 결과가 주목된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올해 5조 원 규모의 설비투자를 진행하면서 이 중 70%가량을 OLED에 집중하기로 했다. 기존 파주 공장에서 5세대(730×920㎜) 플렉시블 OLED 생산설비를 운영해오다가 올해 2분기부터 처음 경북 구미 공장에서 6세대(1500×1850㎜) 플렉시블 OLED 라인을 운영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중소형 OLED 분야에서 90% 이상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는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생산량 증대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이미 전 세계 패널업체 중 유일하게 6세대 급 플렉시블 OLED 라인인 A3 라인을 양산 가동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는 이 분야 생산량을 내년엔 세 배 가까이 끌어올려 시장 지배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두 업체의 행보는 기술격차가 줄어든 LCD 분야에서 중국의 공세가 거세져 현 체제가 언제 바뀔지 모른다는 데서 위기의식에서 비롯됐다. 실제 지난해 4분기에 9043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면서 전 분기 대비 이 수치를 100% 이상 늘린 LG디스플레이와 같은 기간 1조3400억 원으로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거둔 삼성디스플레이 모두 LCD 패널 가격 상승을 호실적의 일등 공신으로 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