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을 작심삼일로 끝내지 않으려면 본인의 의지도 중요하지만, 정부에서 지원하는 니코틴 중독 등에 대한 치료도 함께 활용하면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금연을 작심삼일로 끝내지 않으려면 본인의 의지도 중요하지만, 정부에서 지원하는 니코틴 중독 등에 대한 치료도 함께 활용하면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 직장인 66명이 말하는 ‘금연과 흡연 사이’

■ 담배 못 끊는 이유
전문가, 니코틴 원인으로 꼽아
뇌에 작용 강한 중독성 일으켜
의지만으로 금연성공 4% 불과

■ 왜 금연치료 안 하나?
“정부 지원 몰랐다” 답변 많아
12주간 상담·약물 처방 병행
완수땐 환자 비용 부담 없어

■ 금연 성공한다면?
평균 年200만원 공돈 생겨
“그 돈으로 여행·취미 생활”
보상 미리 정하면 동기부여


정유년 새해가 밝은 지도 벌써 4주가 지났다. 2015년 담뱃값 인상으로 시작된 전국적인 금연열풍은 한 달 전 담뱃갑 경고그림과 증언형 광고가 도입되면서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많은 흡연자가 새해를 맞아 금연을 결심했을 것이고, 그중 많은 흡연자가 이미 금연에 실패해 좌절해 있을지도 모르겠다. 연구에 따르면 흡연자들은 평생 5~7번 금연을 시도한 끝에야 최종 금연에 성공한다고 하니, 설 연휴가 지난 지금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으면 어떨까. 보다 중요한 것은 인식의 변화다. 금연은 의지만으로 될 일이 아니다. 흡연을 ‘치료해야 할 질병’으로 인식해야 한다. 문화일보가 흡연 독자들의 금연을 돕기 위해 흡연 직장인 66명으로부터 금연 결심과 흡연에 관한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다.

◇담배 못 끊는 이유 니코틴에 물어봐=최근의 사회적인 금연 분위기로 상당수 흡연자가 ‘힘들게’ 담배를 피우고 있다. ‘담배를 피우다 당한 가장 큰 수모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다수의 흡연자가 주변의 싸늘한 시선 또는 핀잔을 꼽았다. 20대 여성 직장인 흡연자는 “갑자기 금연 단속을 하는 경찰에게 영어로 답변하며 외국인인 척 한 적이 있다”며 “부모님이 이러라고 유학시켜 주신 것이 아닐 텐데라는 마음으로 아직 반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40대 남성 직장인 흡연자는 “흡연실이 없는 환승 공항에서 흡연 욕구를 참지 못해 과감하게 입국 수속까지 해봤다”고 답변했다. 30대 여성 직장인은 “결혼식장에 갔는데 흡연장소가 없어 주차장에서 담배를 피우다가 두 번 쫓겨났다”며 “결국 비 오는 날 10분 넘게 걸어서 담배를 피우는 내 모습을 보며 참 한심했다”고 말했다.

이렇게 굴욕을 당하고 자괴감까지 느끼면서 담배를 못 끊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부분 응답자는 스트레스와 습관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니코틴 중독 등을 원인으로 꼽은 경우는 많지 않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한 흡연자의 답변처럼 ‘니코틴에 물어봐야 한다’고 설명한다. 담배에 포함된 니코틴은 뇌에 작용해 도파민을 분출시킴으로써 강력한 중독성을 불러일으킨다. ‘직장 스트레스’와 ‘습관’ 때문에 못 끊는다고 답변한 흡연자가 많았지만, 스트레스 상황에서나 습관적이거나 담배를 찾는 이유는 니코틴의 강력한 중독성 때문이다. 따라서 의지만으로 금연에 성공할 확률은 약 4%에 불과하다. 결국 흡연은 치료해야 할 질병인 것이다.

◇정부 치료지원 몰라서 못 해=혼자 힘으로 금연이 어려운 흡연자들을 돕기 위해 정부가 병·의원을 통해 금연치료를 지원하고 있지만, 여전히 흡연자들의 참여가 부족한 실정이다.

‘왜 금연치료 문을 두드리지 않는가’라는 질문에 흡연자들은 ‘정보 부족’과 ‘약물치료에 대한 부담’을 이유로 꼽았다. 금연치료를 어디서 받는지 모르는 경우는 물론, 금연치료를 지원하는 것을 몰랐다는 답변이 많았다. 정부는 2015년 2월부터 흡연자를 대상으로 금연치료 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금연치료 의료기관으로 등록된 병·의원에서 12주간 6회의 상담치료를 받게 되며 바레니클린 등 금연치료약제 또는 니코틴 대체재를 처방받는다. 12주 프로그램을 완수할 경우 비용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다.

대한금연학회 부회장인 백유진 한림대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31일 “의료진 상담과 금연치료약제 복용을 병행했을 때 금연 효과가 가장 큰데, 약물치료 시 나타날 수 있는 이상 반응 때문에 병원 방문 자체를 부담스러워하는 흡연자가 종종 있다”고 지적했다. 백 교수는 “지난해 4월 세계 최대 규모의 금연치료옵션 비교 연구를 통해 바레니클린 등 금연치료약제의 신경정신과적 안전성이 재확인된 만큼 막연한 두려움은 내려놓고 12주의 치료기간을 잘 지킨다면 효과적으로 금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 올해부터 55~74세의 30갑년(1갑년·하루 1갑씩 1년을 피웠을 경우) 이상의 흡연력을 가진 고위험군 흡연자를 대상으로 폐암 검진 시범사업이 시행된다. 진단 결과 통보 시 금연교육을 병행하는 등 정부의 금연지원이 폭넓게 진행될 예정이다.

◇담배 끊으면 1년에 200만 원 ‘공돈’= 금연은 건강은 물론 가계 경제도 챙길 수 있는 기회다. 흡연자의 평균 흡연량인 하루 25개비를 기준으로 계산했을 때 한 달에 약 17만 원, 1년에 약 200만 원, 10년에 약 2000만 원을 순수하게 담배 구매비용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건강과 시간 등의 경제적 가치를 포함하면 그 규모는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다.

이 금액을 여가에 활용한다는 마음으로 금연에 도전하는 것은 어떨까. 실제 금연에 성공한다면 이 돈을 어디에 쓰겠느냐는 질문에 흡연자들은 입을 모아 “여행이나 취미생활 등 여가를 즐기겠다”고 답했다. 백 교수는 “담배를 피우는 데 들어가는 시간과 돈을 대신할 수 있는 일을 계속해서 떠올리는 것이 금연에 도움이 되며 금연에 성공했을 때 나 자신에게 줄 보상을 미리 정해 놓는 것도 동기부여가 된다”고 조언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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