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조 ‘208 GT Line’ 시승기

작은 덩치에 한껏 멋을 부린 푸조 208 GT Line은 다재다능한 해치백의 전형을 나타내고 있었다. ‘연비왕’이라는 기존 명성을 잃지 않았고, 4m에 미치지 못하는 3973㎜의 전장(길이)을 지닌 채 GT(장거리·고속 주행용의 고성능 자동차) 감성을 더했다. 비록 엔진과 변속기에 기존 208과 차이가 없어 정식 GT 모델이 아닌 GT Line이라는 꼬리표가 붙긴 했지만 경차보다 조금 큰 차체에 스티어링 휠, 시트, 콘솔 박스, 도어 패널 곳곳 붉은색 스티치를 넣어 날쌘돌이의 느낌을 분명히 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지난 1월 25일 서울 성동구 한불모터스 본사에서 경기 구리까지 왕복 40㎞ 구간에서 몰아본 이 차는 우선 개방감이 눈에 띄었다. 운전석에 앉으니 계기판이 스티어링 휠에 가리지 않았고 전방 유리창은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 쪽으로 한껏 확장돼 있어 시야가 탁 트였다. 특히 스티어링 휠을 작게 만든 대신 계기판을 그 위에 위치시킨 효과는 전방을 주시하면서 속도 확인을 한층 수월하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안전성과도 관계가 있었다. 푸조 208에서 양산차 최초로 시도된 이 헤드 업 클러스터(HUC)는 이제 푸조 308, 2008 등 다른 모델에 적용될 만큼 인기가 높다고 한불모터스 측은 설명했다.

명절 연휴를 앞두고 꽉 막힌 천호대로를 지나 구불구불한 아차산로에 들어서자 이 차의 작은 덩치가 실력을 발휘했다. 1220㎏에 불과한 공차 중량 덕분에 코너링 시 핸들 움직임에 부담이 없었고 전장이 짧아 추월에도 강점을 보였다. 다만 돌아오는 강변북로에서 시속 100㎞ 이상 속도에서 더 이상 힘있게 치고 나가지 못하는 등 고속구간에서 소형차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 점은 아쉬웠다. 최고출력 99마력, 최대토크 25.9kg·m라는 스펙이 동급 차량을 압도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던 것이다.

이 차의 복합연비는 16.7㎞/ℓ, 가격은 2790만 원으로 수입차가 지향해야 할 실용성을 적절히 반영한다. 한불모터스 관계자는 “유럽 42개국 소형차 판매 순위에서 푸조 208이 5위권 안에 들 정도로 이미 해외에서 그 실력을 입증받았다”고 말했다.

이근평 기자 istandby4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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