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축제 슈퍼볼이 오는 6일 오전(한국시간) 텍사스주 휴스턴의 NRG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미국프로풋볼(NFL)의 2016시즌 챔피언을 가리는 슈퍼볼은 올해로 51번째. 이번엔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와 애틀랜타 팰컨스가 정상을 놓고 물러설 수 없는 한판 대결을 펼친다. 메이저리그의 월드시리즈, 미국프로농구(NBA)의 챔피언결정전처럼 7전 4선승제가 아니라 단판 승부라는 게 슈퍼볼이 지닌 가장 큰 매력. 지난해 9월 개막해 정규시즌 16경기와 포스트시즌 2경기를 치러 아메리칸풋볼콘퍼런스 챔피언이 된 뉴잉글랜드와 내셔널풋볼콘퍼런스 챔피언이 된 애틀랜타는 이제 우승까지 단 1경기, 슈퍼볼만 남겨놓고 있다.
뉴잉글랜드는 1959년 11월 보스턴 패트리어츠라는 이름으로 창단한 이후 통산 9번째로 슈퍼볼에 진출했다. 우승은 2002, 2004, 2005, 2015년 등 모두 4차례 이뤘다. 애틀랜타가 슈퍼볼에 진출한 건 1998년 이후 통산 2번째다. 애틀랜타는 아직 슈퍼볼을 제패한 적이 없다.
NFL의 꽃은 쿼터백이다. 연봉 1∼5위가 모두 쿼터백이다. 기본 연봉, 계약금, 옵션 등을 모두 합한 캡히트(평균 연봉) 1위는 뉴욕 자이언츠의 쿼터백 엘리 매닝(36)이다. 매닝은 이번 시즌 2420만 달러(약 282억 원)를 받았다. 2위는 피츠버그 스틸러스의 벤 로슬리스버거(34·2395만 달러). 3위는 애틀랜타의 맷 라이언(32)으로 기본 연봉 1575만 달러에 계약금 560만 달러, 옵션 보너스 240만 달러 등 모두 2375만 달러(277억 원)를 받았다. 볼티모어 레이븐스의 조 플라코(32)가 2255만 달러로 4위, 디트로이트 라이언스의 매슈 스태퍼드(29)가 2250만 달러로 그 뒤를 이었다.
반면 뉴잉글랜드의 톰 브래디(40)는 1376만 달러(160억 원·27위)로 라이언보다 1000만달러가량 적다. NFL은 샐러리캡이 적용되는데, 브래디는 팀 전력을 유지하기 위해 자신이 낮은 연봉을 받는 것을 선택했다.
슈퍼볼에서도 쿼터백에게 초점이 맞춰진다. 1967년부터 지난해까지 열린 50차례의 슈퍼볼 중 쿼터백은 절반이 넘는 27차례나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열린 10차례의 슈퍼볼에서 쿼터백은 7차례나 MVP를 차지했다. 적어도 슈퍼볼 MVP 경쟁에선 쿼터백과 비교할 수 있는 포지션이 없다. 지난 50차례의 슈퍼볼 중 러닝백 MVP가 7회, 와이드 리시버가 6회, 라인배커가 4회 나왔지만 모두 합쳐도 쿼터백보다 적다. 그래서 슈퍼볼은 쿼터백 놀음에 비유된다. 올해 역시 마찬가지. 뉴잉글랜드의 브래디, 애틀랜타의 라이언 손끝에서 승부가 갈릴 것으로 내다보인다.
쿼터백은 흔히 야전사령관에 비유된다. 모든 작전은 쿼터백이 공을 넘겨받는 순간부터 전개된다. 터치다운까지 남은 거리와 공격 기회에 따라 다양한 전술전략이 펼쳐지며, 쿼터백은 모든 작전을 총괄한다. 그래서 쿼터백은 제1의 타깃이 된다. 상대 팀에서 쿼터백을 잡기 위해 달려들기에 쿼터백은 센터와 가드, 태클 등 라인맨들을 거느린다. 쿼터백은 러닝백이나 와이드 리시버, 타이트 엔드에게 공을 패스한다. 상황에 따라 쿼터백이 직접 공을 들고 적진을 돌파하는 경우도 있다.
터치다운에 성공하면 6점을 얻는다. 터치다운 뒤 골대를 향해 공을 차는 킥(1점)과 새로운 터치다운(2점)을 시도할 기회가 주어진다. 한 번의 터치다운으로 최대 8점까지 얻을 수 있다. 쿼터백의 감각적인 패스 한 방에 짜릿한 역전극이 연출되기도 한다.
경력에선 브래디가 라이언을 압도한다. 브래디는 2001년부터 뉴잉글랜드의 주전 쿼터백을 꿰찼고 개인 통산 7번째 슈퍼볼 무대에 오른다.
브래디는 앞선 6차례의 슈퍼볼에서 4회 우승을 차지했다. 브래디는 2002, 2004, 2015년 슈퍼볼 MVP로 선정돼 역대 이 부문 공동 선두다. 올해 슈퍼볼은 역대 최다 MVP 단독 선두가 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 슈퍼볼 승자에겐 빈스 롬바르디 트로피가 주어진다. 역대 최다인 4차례 빈스 롬바르디 트로피를 들어 올린 쿼터백은 브래디, 쿼터백의 전설 조 몬태나(1981·1984·1988·1989년), 테리 브래드쇼(1974·1975·1978·1979년)까지 3명이다. 브래디가 올해 정상에 오르면 사상 처음으로 5회 우승하는 쿼터백이 된다.
브래디는 지난달 23일 열린 아메리칸풋볼콘퍼런스 챔피언십에서 피츠버그 스틸러스를 상대로 터치다운 패스 3개를 포함해 42번의 패스 시도 중 32번을 정확하게 연결해 384패싱 야드를 남겼다. 가로채기는 없었고 뉴잉글랜드는 36-17의 낙승을 거뒀다.
브래디는 2000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6라운드, 전체 199순위로 뉴잉글랜드에 입단할 정도로 주목받지 못한 선수였다. 하지만 ‘캐치볼 중독자’라는 말이 붙을 정도로 끊임없이 훈련한 끝에 어려운 패스조차 쉽게 보일 정도로 만들었다.
첫 우승에 도전하는 라이언은 거친 수비에도 흔들림이 없어서 아이스(Ice)라는 별명이 붙었다. 고교 시절부터 유망주로 이름이 높았고 보스턴 칼리지 재학 시절 풋볼 게임 타이틀 모델을 할 정도였다. 그러나 2002년 필라델피아주 고교 리그 우승 이후 한 번도 우승 경험을 쌓지 못했다. 라이언은 이번 시즌 “구단 사상 첫 우승을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올 시즌 성적을 기준으로 보면 라이언이 브래디를 앞선다. 패싱 터치다운(38개) 2위, 패싱 야드(4944야드) 2위, 패스 성공률(69.9%) 3위 등에 올랐다. 브래디가 디플레이트 게이트(브래디가 의도적으로 바람 빠진 공을 사용했다는 의혹)로 인해 이번 시즌 4경기 출장정지를 당해 누적 기록에서 불리하고 패스 성공률(67.4%)도 라이언에게 뒤진다. 라이언은 패스 시도당 야드에서 9.26야드로 독보적인 선두다. 브래디는 8.23야드를 올렸다. 라이언은 이번 시즌 강력한 정규시즌 MVP 후보로 꼽힌다.
라이언은 내셔널풋볼콘퍼런스 챔피언십에서 명문 그린베이 패커스를 상대로 38번의 패스 중 27번을 정확하게 연결해 392패싱 야드를 챙겼다. 터치다운 패스는 4개로 2008년 애리조나 카디널스의 커트 워너 이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4개의 터치다운 패스를 성공시켰고, 이는 애틀랜타 선수로는 최초다.
조성진 기자 threeme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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