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트럼프 정치 논란 우려도
오는 6일 오전 8시 30분(한국시간) 열리는 미국프로풋볼(NFL)의 결승전 슈퍼볼은 단일 경기로는 세계 최대의 스포츠 이벤트다. 미국 내에서만 최대 1억8850만 명을 TV 앞으로 불러들일 예정인 슈퍼볼은 하프타임 쇼가 ‘별미’. 슈퍼볼의 2쿼터가 끝나면 TV 광고가 5분 정도 흘러나온 뒤 카메라는 다시 경기장에 마련된 거대한 무대를 비춘다. 정규리그의 하프타임에선 공연을 중계하지 않고 광고가 화면에 등장하지만, 슈퍼볼에선 하프타임 쇼가 무려 25분가량 펼쳐지고 전파를 탄다. 당대 최고의 팝스타들이 슈퍼볼 하프타임 공연의 주인공이 된다. 가수에게도 슈퍼볼 하프타임 쇼는 크나큰 영예인 셈.
슈퍼볼이 열리는 지역의 대학 마칭밴드 공연으로 꾸며졌던 하프타임 쇼는 1993년 전환기를 맞이했다. 당시 마이클 잭슨이 하프타임 쇼 무대에 올라 센세이션을 일으킨 뒤부터 하프타임 쇼는 당대 최고의 팝스타 공연으로 탈바꿈했다. 마이클은 관중 10만 명 앞에서 ‘빌리진’ 등 자신의 히트곡을 불렀고, 슈퍼볼을 중계한 폭스 TV는 이례적으로 광고 없이 마이클의 공연을 내보냈다. USA투데이는 “마이클의 공연은 하프타임 대형 공연의 시초였고 이후 그 누구도 마이클을 넘어서지 못했다”며 “역대 최고의 하프타임 쇼”라고 평가했다. 마이클의 여동생 재닛의 쇼 역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2004년 슈퍼볼에서 재닛은 미국의 남성 그룹 출신 저스틴 팀버레이크와 함께 ‘록 유어 보디’라는 노래를 불렀다. 하프타임 쇼의 마지막 순서였는데 팀버레이크가 재닛의 옷 오른쪽 가슴 부위를 갑자기 잡아 뜯었고, 순간 재닛의 가슴이 노출됐다. 재닛은 가슴을 손으로 가린 채 공연을 마무리했지만, 가슴이 드러난 장면은 1초가량 전파를 탔다.
그런데 슈퍼볼 하프타임 쇼를 통해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예도 있다. 지난해 슈퍼볼 하프타임 쇼에서 비욘세는 흑인과 여성, 소수자의 이야기를 담은 ‘포메이션’이란 노래를 불렀다. 당시 흑인에 대한 미국 경찰의 총격 사건을 연상케 하는 뮤직비디오도 상영해 논란이 일었다.
올해 슈퍼볼 하프타임 쇼에서도 무게감 있는 메시지가 전달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이번 하프타임 쇼에선 레이디 가가가 등장한다. 그런데 레이디 가가는 지난해 11월 치러진 미국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후보가 당선된 뒤엔 ‘사랑이 증오를 이긴다’(Love Trumps hate)는 글귀가 쓰인 티셔츠를 입고 피켓을 든 채 반트럼프 시위대에 동참했다.
레이디 가가의 출연을 앞두고 NFL은 긴장했다. 미국의 연예 매체 엔터테인먼트 투나이트는 “NFL 사무국이 레이디 가가에게 ‘트럼프 대통령 등에 관한 정치적 언급은 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NFL 사무국은 표면적으로는 “슈퍼볼은 전 미국인이 함께 즐기는 행사이며 레이디 가가는 팬들에게 선보일 놀라운 퍼포먼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다.
전현진 기자 jjin23@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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