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십 년이나 묵은 추위가

오늘도 발끝에 스물거린다

병든 실업자 아버지가

아랫목을 다 큰 딸에게 양보하고

윗목에서 발가락을 꼼지락거릴 때

딸은 그저 춥다는 생각뿐

어쩌다 차가운 발가락이 발에 스칠 때

그 차가움에

짜증 섞인 미소만 우물거렸을 뿐

그날이 차고 슬프다

그 차가운 발가락

오늘 내 발끝에 머무는데

그날이 오늘에야 아프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약력 : 1955년 전북 진안 출생. ‘문학사상’ 신인상으로 데뷔. 시집 ‘원숭이는 날마다 나무에서 떨어진다’ ‘판다를 위하여’ 등.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