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中·日 통화가치 저평가에 바보처럼 당해”
나바로 NTC위원장도 “獨 유로화 절하 교역 수혜”
글로벌 외환시장 요동… 원·달러 장중 12원 급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그의 무역 분야 핵심 참모가 중국과 일본, 독일 등 무역 대국들의 통화 가치가 저평가됐다고 지적하며, 이런 환율 시세가 미국의 무역 수지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 측의 이런 비판에 따라 외환시장에서는 향후 달러 약세 전망이 부상하며 엔화와 유로화 등의 환율이 요동쳤으며, 트럼프 행정부에 의한 ‘환율전쟁’의 우려도 고조되고 있다.
31일 블룸버그와 일본·중국 언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제약사 임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중국이 무슨 짓을 하는지, 일본이 수년간 무슨 짓을 해왔는지 보라”며 “이들 국가는 자본과 환율시장을 조작했고 우리는 바보처럼 앉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나라(미국)는 아주 서투르게 대응해 왔고 우리는 (타국 환율의) 저평가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 같은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과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믿고 있다는 사실을 명확히 드러낸 것”이라며 “그는 향후 미국의 모든 양자 무역 협상에서 환율조작방지에 관한 조항을 포함시킬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고 전했다. 또 일본의 교도(共同)통신은 오는 10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달러화 대비 엔화 환율을 문제 삼을 것이 거의 확실해졌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 측의 환율 관련 발언으로 외환시장은 요동쳤다. 1일 오전 10시 현재 도쿄(東京) 환율시장에서 엔화 환율은 전일 대비 약 0.5% 하락(엔화 가치 상승)한 달러당 112.94엔을 기록, 지난해 11월 말 이후 두 달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 중이다. 유로화 대비 달러 환율은 1일 오전 1시 유로당 1.0812달러까지 치솟아 지난해 12월 8일 이후로 가장 높았다. 달러의 가치가 그만큼 떨어졌다는 의미다. 실제로 6개 주요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환산한 달러지수(DXY)는 이날 100선 아래로 떨어져 99.43을 기록, 2.6% 하락했다.
한국의 원화 환율에도 트럼프 대통령 측 환율 비판 발언의 영향이 미쳤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대비 12.1원 떨어진 달러당 1150.0원에 개장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 10.8원 급등세로 개장했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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