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청료 14억원 3년전의 절반
10년만에 일반비행기 이용
트럼프 여행제한 시위로 곤욕
왕정훈, 카이머와 같은 조 편성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42·미국·사진)가 3년 만에 중동 원정에 나서지만 마음은 편치 않다.
우즈는 2일 오후(한국시간) 아랍에미레이트(UAE) 두바이의 에미레이트골프장에서 열리는 유럽프로골프(EPGA)투어 오메가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총상금 265만 달러)에 초청선수로 출전한다. 우즈가 이 대회에 출전하는 건 2014년 이후 3년 만이다. 우즈는 17개월 만에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복귀했던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에서 컷 탈락했다. 머쓱해진 우즈는 사흘간 캘리포니아주에서 은둔하다 두바이로 향했다.
그런데 우즈는 로스앤젤레스공항에서 때마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여행 제한을 비판하는 시위대로 인해 곤욕을 치러야 했다.
우즈는 지난달 29일 샌디에이고에서 평소 애용하던 자가용 비행기로 출발, 로스앤젤레스공항에 도착한 뒤 일반 여객기로 갈아타 두바이로 갈 예정이었다. 환승 과정에서 특별대우 없이 일반인과 섞여 출국 심사를 받은 우즈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 폐기를 촉구하는 시위대가 공항을 가득 매운 탓에 탑승 시간을 맞추지 못할 뻔 했다. 우즈는 비행기 이륙 30분 전 겨우 탑승에 성공했다. 영국의 텔레그라프는 1일 인터넷판에서 “우즈가 자가용 비행기를 이용하지 않고, 해외에 나간 것은 10년 만이다”라고 전했다. 이 매체는 또 “우즈는 이번 원정 대가로 100만 파운드(약 124만 달러·약 14억 5000만 원)의 초청료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우즈는 불과 3년 전만 해도 중동원정에 2개 대회를 묶어 대회당 250만∼300만 달러의 초청료를 받았었다. 올해 초청료는 3년 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3년 전 우즈는 세계랭킹 1위였지만 지금은 666위로 추락한 ‘종이 호랑이’에 불과하다.
대회 주최 측은 우즈의 ‘후광 효과’를 기대하면서 로리 매킬로이(28·북아일랜드)와의 맞대결을 계획했지만, 매킬로이가 2주 전 부상으로 일찌감치 불참을 선언해 불발됐다. 주최 측은 대신 우즈의 맞대결 상대로 두바이에서 나란히 우승컵을 안았던 영국 출신의 대니 윌렛(29)과 매슈 피츠패트릭(23)을 낙점했다. 지난해 마스터스 챔피언 윌렛은 이번 대회 디펜딩 챔피언. 피츠패트릭은 지난해 11월 두바이에서 열린 시즌 최종전 DP월드투어챔피언십 챔피언이다. 2일 오후 12시 30분 10번 홀에서 출발하는 우즈가 ‘두바이 챔프’들 틈바구니에서 지난주 컷 탈락의 아쉬움을 털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한편 지난주 카타르 마스터스 우승을 차지한 왕정훈(22)은 유럽투어 상금 랭킹 2위에 오른 위상을 실감하고 있다. 왕정훈은 전 세계랭킹 1위 출신의 마르틴 카이머(33·독일), 리 웨스트우드(44·영국)와 같은 조에 편성됐다. 2일 오후 5시 15분 1번 홀에서 출발하는 왕정훈은 세계 39위에 올랐고, 3월 말까지 50위 이내에 끼일 경우 4월의 마스터스 출전을 확정짓는다.
최명식 기자 mscho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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