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11일, 국립국악원 예악당
진도북춤·씻김굿·남도잡가 등
진도 지역 전통 공연예술 집약
전남 진도가 낳은 조선 후기 최고의 화가이자 남종화(南宗畵)의 대가인 소치 허련(小癡 許鍊·1809~1892)과 아들 미산 허형(米山 許瀅·1862~1938)의 삶과 예술을 그린 가무악극 ‘운림산방 구름으로 그린 숲’(사진)이 10∼11일 서울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선보인다.
24∼25일에는 국립부산국악원 연악당 무대에도 오른다. 이 가무악극은 진도에 있는 국립남도국악원이 지난해 9월 초연해 이 지역의 문화유산인 서화(書畵)와 소리, 대를 잇는 예술가의 삶과 갈등을 버무린 대작으로 호평을 받았다.
국가지정문화재인 명승 제80호인 운림산방(雲林山房)은 소치가 1856년 스승인 추사 김정희가 타계하자 고향에 내려와 초가를 짓고 터를 잡은 곳이다. 소치는 추사가 압록강 동쪽에는 이만 한 그림이 없다고 극찬한 애제자였다. 이곳에서 소치와 미산에 이어 남농 허건, 임전 허문 등 4대에 걸쳐 호남의 화맥을 계승했다.
이 작품은 1대 소치와 2대 미산 부자의 예술과 애증을 국악으로 엮어 풀어낸다. 허련은 재주가 뛰어나고 인물이 좋은 큰아들 허은을 편애한 반면 왜소하고 재주가 드러나지 않았던 넷째 허형은 홀대했다. 허은이 요절하자 낙담하던 허련은 뒤늦게 허형의 그림 솜씨를 확인하고 허은의 호인 ‘미산’을 허형에게 물려준다.
하지만 아버지의 기대와 달리 자신만의 그림을 그리려는 허형으로 인해 부자 간의 갈등이 깊어 가던 중 허련은 세상을 떠난다. 공연은 허련의 장례식으로 시작된다. 아버지의 죽음에 상심해 그림을 그만두려는 허형의 마음을 돌리려는 허련의 혼이 아들과 함께 진도 곳곳을 돌며 그동안 쌓인 응어리를 털어낸다는 내용을 담아낸다. 진도 지역을 배경으로 하는 공간과 가상의 시간 속에서 떠나는 이들 부자의 여정에 진도의 아름다운 풍경과 이 지역 전통 공연예술이 어우러지며 무대를 수놓는다. 이 가무악은 진도 지역의 전통 공연예술을 집약하고 있다. 진도북춤, 강강술래, 진도아리랑, 씻김굿, 남도들노래, 남도잡가 등 진도 민속예술의 악가무 일체와 정수를 40여 명의 국립남도국악원의 기악단, 성악단, 무용단원이 보여주고, 화려한 영상과 다양한 이미지 연출이 조화를 이룬다.
뮤지컬 연출가 김삼일이 총 연출을 맡았고, 음악은 김혜성이 국립남도국악원 연주단과 호흡을 맞췄다. 작창과 안무는 국립남도국악원의 김경호와 윤상진이 각각 맡았다. 김삼일 연출가는 “가족애와 함께 전통을 계승한다는 것에 대한 물음을 던져줄 것”이라고 말했다. 예매는 국립국악원 홈페이지(www.gugak.go.kr), 관람료는 전석 1만 원. 문의 02-580-3300
엄주엽 선임기자 ejyeob@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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