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 실망·비판 쏟아내
마포 사무실 찾아 물품정리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2일 “국민을 두 진영으로 나눠서 당신은 이쪽에 서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기존 정치권에 쓴소리를 쏟아냈다. 그는 “사람(정치지도자)들이 정신을 못차리고 일종의 우물안 개구리같은 생각을 한다. 우물안에서 하늘을 보면 얼마나 보겠나. 정치지도자들이 내정에만 함몰돼 있다”고 비판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오전 서울 사당동 자택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는 보수주의자지만 진보적인 일도 많이 했다”며 “21세기에 보수와 진보를 확연히 구분해서 당신은 이쪽에 서라고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제게도 이런 비판이 있었지만, 그런 비판이 계속될수록 대한민국은 계속 분열된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정치인들에 대한 불신과 실망도 드러냈다. 그는 “개혁적이고 중립적인 성향의 분들과 힘을 합치기 위해 노력했지만, 한두 시간 만나고 나오면 별로 손에 잡히는 것이 없었다. 그분들 생각이 전부 복잡하고 그런 것들이 잘 이해가 안 갔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불출마 선언 후에도 캠프 참모들에게 “정치인들이 이리저리 너무 재기만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반 전 총장은 사퇴 전 가까운 지인을 만나 “뉴욕에 있을 때는 정치인들이 찾아오기도 하면서 그토록 구애하더니, 막상 지지율이 떨어지니 모른 척하더라”고 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반 전 총장과 가까운 또 다른 인사는 “반 전 총장이 김대중 정권 때 외교부 차관에서 갑작스럽게 해임된 후 그 많던 지인 연락이 뚝 끊겼을 때도 몸무게가 10㎏이나 빠질 만큼 힘들어했었다”며 “이번에도 비슷한 감정을 느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조카 반주현 씨에 대한 끊임없는 의혹도 이번 사퇴의 주원인으로 꼽힌다. 한 참모는 “캠프 내에서도 반 씨의 여권 부정발급 문제가 생각보다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캠프 관계자는 “부족한 자금상황도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자택에서 나와 곧바로 마포 캠프 사무실을 찾아 물품을 정리하고 캠프 직원들과 오찬을 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오후 잡혀 있던 존 헌츠먼 전 미국 주중 대사와의 면담 일정, 한국경영자총협회와 중소기업중앙회 방문 일정도 모두 취소했다.
김윤희·송유근 기자 worm@munhwa.com
마포 사무실 찾아 물품정리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2일 “국민을 두 진영으로 나눠서 당신은 이쪽에 서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기존 정치권에 쓴소리를 쏟아냈다. 그는 “사람(정치지도자)들이 정신을 못차리고 일종의 우물안 개구리같은 생각을 한다. 우물안에서 하늘을 보면 얼마나 보겠나. 정치지도자들이 내정에만 함몰돼 있다”고 비판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오전 서울 사당동 자택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는 보수주의자지만 진보적인 일도 많이 했다”며 “21세기에 보수와 진보를 확연히 구분해서 당신은 이쪽에 서라고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제게도 이런 비판이 있었지만, 그런 비판이 계속될수록 대한민국은 계속 분열된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정치인들에 대한 불신과 실망도 드러냈다. 그는 “개혁적이고 중립적인 성향의 분들과 힘을 합치기 위해 노력했지만, 한두 시간 만나고 나오면 별로 손에 잡히는 것이 없었다. 그분들 생각이 전부 복잡하고 그런 것들이 잘 이해가 안 갔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불출마 선언 후에도 캠프 참모들에게 “정치인들이 이리저리 너무 재기만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반 전 총장은 사퇴 전 가까운 지인을 만나 “뉴욕에 있을 때는 정치인들이 찾아오기도 하면서 그토록 구애하더니, 막상 지지율이 떨어지니 모른 척하더라”고 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반 전 총장과 가까운 또 다른 인사는 “반 전 총장이 김대중 정권 때 외교부 차관에서 갑작스럽게 해임된 후 그 많던 지인 연락이 뚝 끊겼을 때도 몸무게가 10㎏이나 빠질 만큼 힘들어했었다”며 “이번에도 비슷한 감정을 느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조카 반주현 씨에 대한 끊임없는 의혹도 이번 사퇴의 주원인으로 꼽힌다. 한 참모는 “캠프 내에서도 반 씨의 여권 부정발급 문제가 생각보다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캠프 관계자는 “부족한 자금상황도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자택에서 나와 곧바로 마포 캠프 사무실을 찾아 물품을 정리하고 캠프 직원들과 오찬을 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오후 잡혀 있던 존 헌츠먼 전 미국 주중 대사와의 면담 일정, 한국경영자총협회와 중소기업중앙회 방문 일정도 모두 취소했다.
김윤희·송유근 기자 wor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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