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후 서울 동작구 노량진로의 ‘컵밥거리’에서 공무원시험 준비생들과 시민, 학생, 관광객들이 거리가게(노점)에 들러 컵밥을 사 먹거나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1일 오후 서울 동작구 노량진로의 ‘컵밥거리’에서 공무원시험 준비생들과 시민, 학생, 관광객들이 거리가게(노점)에 들러 컵밥을 사 먹거나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맹추위에도 점포마다 북새통
메뉴 70여가지 … 가격 저렴
주말엔 부산서 오는 고객도
“공시생들 가장 가까운 친구”


“서울 시청과 구청에서 일하는 공무원들의 40%는 노량진 컵밥을 먹은 적이 있다고 보면 됩니다.”

1일 오후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 공무원시험(공시) 대비 전문 학원들이 모여 있는 노량진로(만양로입구∼고려제빵 앞) ‘컵밥 거리’. 칼바람이 부는 혹독한 추위 속에서도 공시 준비생과 일반 시민, 중·고·대학생, 호기심에 몰려온 관광객들로 270m의 거리는 가득 차 후끈한 열기를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양지인 동작구청 교통행정과 주무관은 “싸고 간편하게 한 끼를 때울 수 있어 공시생의 단골 밥집이 되다시피 했다”며 “이곳을 거쳐 간 현직 공무원들을 모두 모으면 ‘컵밥거리 동창회’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노량진역 인근에 밀집해 있던 노점들이 2년 전 옮겨와 자리 잡은 후 총 32개 점포 중 28개가 컵밥 가게로서 ‘시간 없고 돈 없어도 꿈은 있는’ 공시생의 식탁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1년여 동안의 민·관 협의를 거쳐 이전에 합의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구는 전기와 수도 등 기반시설을 지원해 통행불편을 초래하지 않으면서도 위생과 도시미관은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효과를 거둬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양용 노량진거리가게연합회 대표는 “10년 넘는 역사를 지닌 이곳이 컵밥의 원조”라며 “이곳 점포에서는 중복메뉴를 제외하고도 70여 가지를 팔고 가격은 3000∼5000원 선”이라고 자랑했다. 양 대표는 “평일엔 고시생이 많지만 주말이면 멀리 부산이나 제주에서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도 있다”면서 “다른 지자체 공무원들도 찾아와 이것저것 캐묻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신림동에서 경찰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는 오세명(28) 씨는 “컵밥은 맛있고 양도 많다”면서 “공시생들에게 가장 가까운 친구”라고 말했다. 또 9급 일반행정직을 지망 중인 노지현(여·27) 양은 “컵밥은 가격대비 맛이 좋아 가성비 면에서 최고”라며 “밥 먹는 시간도 아깝다”고 바쁘게 자리를 떴다.

김윤림 기자 bestma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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