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지난해 발표한 ‘2016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학생의 대학진학률은 74.6%로 남학생(67.7%)에 비해 6.9%포인트나 높았다.
공무원 채용시험 합격률에서도 여성의 비율이 갈수록 높아지는 것으로 나왔다. 여성 합격률은 5급 시험에서 48.2%, 사법시험에서 38.6%였고, 9급 시험의 경우엔 52.6%로 남성을 추월했다. 여성의 사회 참여 기회가 많아지고 지위가 높아지는 건 이미 거스를 수 없는 현상이다. 예전에는 성차별하면 으레 여성차별을 의미했으나 이제는 오히려 남성이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남녀 젠더(Gender·사회적 의미의 성)의 관계가 대립의 차원을 넘어 혼란의 양상을 빚고 있다.
책은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젠더 교육에 대한 견해가 엇갈린 상황에서 이를 분석·정리함으로써 생산적인 논의의 방향을 찾겠다는 것이다. 총 7장의 구성 중 1∼3장에서는 남성학 연구의 시점에서 남자아이들과 젊은 남자들이 직면한 문제를 점검한다.
최근 일본에선 ‘남자 문제’에 관한 논쟁이 활발하다. 젊은 여성과 여자아이는 기도 세고 우수한 반면 젊은 남성과 남자아이는 주눅 들고 덜떨어져 있음을 한탄하는 목소리다. 연애와 성에 무관심한 남자를 일컫는 ‘초식남(草食男)’이라는 용어가 나온 지 오래됐고, 1990년대까지만 해도 여자의 전유물이었던 ‘젠더와 교육’은 이제 남자의 문제가 됐다. 심지어 ‘남자다움’을 강요받는 남성들은 괴로움을 호소한다.
여기서 젠더의 정의에 관한 3가지 유형을 다시 살펴볼 필요가 생긴다. 저자는 4∼6장에서 젠더에 대한 보수주의, 평등주의, 자유주의적 입장을 두루 조망하며 남녀공학·별학 등 남녀평등교육에 대해 고민한다.
젠더 보수주의는 ‘남자는 일, 여자는 가정’이라는 말처럼 남녀의 역할을 고정적으로 보는 입장이다. 생물학적으로 다른 남녀에게 차이란 너무나 당연하다는 것이다. 반면 평등주의는 남녀 간 고정적 역할에 반대한다. 남녀의 차이는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젠더 자유주의는 개인 삶의 방식을 자유로운 선택에 맡기자는 쪽이다. 성별과 관련한 개인의 선택에 대해 외부로부터 규제가 가해지는 것을 문제시한다. 보수주의나 평등주의의 맹점을 뛰어넘는다. 저자의 입장은 물론 자유주의에 가깝다.
저자는 남성학의 발전을 위해 남자의 교육을 ‘젠더 문제’로 인식할 필요가 있고, 남성성의 다양성을 이해해야 하며, 젠더 관계의 이분법적 패러다임을 넘어 다원성과 다층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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