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욱 통준위 부위원장이 남북통일을 위한 ‘국민화합’을 역설하고 있다.  신창섭 기자
정종욱 통준위 부위원장이 남북통일을 위한 ‘국민화합’을 역설하고 있다. 신창섭 기자
정종욱 통일준비위원회 부위원장은 언론인, 학자, 공직자를 넘나든 다양한 이력의 소유자다.

그는 1965년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하면서 한국일보 기자생활을 시작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정 부위원장은 “1960년대 시대가 혼란스럽다 보니, 사회적으로 올곧은 목소리를 내는 신문기자가 되겠다는 사람들이 많았다. 한국일보 견습기자로 입사해 4년 정도 일했다. 현재 중앙일보 김영희 대기자가 당시 한국일보 차장 기자로 있었는데 밑에서 근무했다”고 기억을 끄집어냈다.

정 부위원장은 기자 생활을 하면서 사회에 대해 알게 될수록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해졌다. 곧장 유학 시험을 보고 미국 하와이대 동서문화연구센터에서 수학했다. 이후 미국 예일대 대학원에서 중국 문제 연구로 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아메리카대를 거쳐 서울대 외교학과에서 교수생활을 했다. 그는 “대학원에서 국제정치를 전공했는데, 논문은 중국에 대해 썼을 정도로 중국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며 “중국에 대한 관심이 훗날 중국통 외교전문가로 입지를 다지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정 부위원장은 학자생활에 이어 청와대 수석비서관, 주중 대사 등을 역임하면서 학계, 관계, 외교계를 아우르는 외교전문가로 거듭났다. 1993년 김영삼정부 시절 청와대 외교안보수석비서관으로 일했다. 이후 1995년 외무부 본부대사를 거쳐 1996년 1월부터 김대중정부가 들어선 1998년 4월까지 제3대 주중대사를 지냈다.

주중대사 시절이던 1997년 북한 황장엽 비서의 망명 사건이 터지자 당시 탕자쉬안(唐家璇) 중국 외교부 부부장을 상대로 수십 차례 협상을 벌인 끝에 황 비서의 한국행을 성사시켰던 일화는 유명하다. “중국에서 2년 4개월간 대사를 지냈던 때가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지 않았나 싶다. 그때는 한·중 관계가 무척 좋았다. 중국으로부터 상당한 대접을 받았고, 장관급 인사를 만나자고 신청해서 거절당한 적이 없다. 아마 현재 김장수 주중대사는 한·중 관계가 어려워 상당히 고생할 것으로 보인다.” 정 부위원장은 주중대사를 마지막으로 공직을 떠나 서울대와 아주대, 동아대, 인천대 등 학계에서 후학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현재 인천대 중국학술원장도 맡고 있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

△1940년 경남 거창 출생 △부산고·서울대 외교학과 졸업 △미국 하와이대 대학원 △미국 예일대 정치학 박사 △서울대 외교학과 교수 △청와대 외교안보수석비서관 △외무부 본부대사 △주중 대사 △아주대 사회과학부 교수 △서울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 △동아대 국제학부 석좌교수 △하버드대 한국연구소 김구 초빙교수 △국가안보자문단 외교분야 자문위원 △인천대 중국학술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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