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이종구(왼쪽부터) 정책위의장, 주호영 원내대표, 이진복 의원이 3일 오전 국회 당 회의실에서 지난 1월 창당 이후 처음 열리는 원내대표회의를 준비하고 있다.
바른정당 이종구(왼쪽부터) 정책위의장, 주호영 원내대표, 이진복 의원이 3일 오전 국회 당 회의실에서 지난 1월 창당 이후 처음 열리는 원내대표회의를 준비하고 있다.
- ‘보수 몰락’ 전문가 제언

지금의 선거 구도 계속되면
보수층 투표 포기 사태 우려
결국 다음 대통령도 불행해져

지지율 높은 후보 기웃거리며
당장 표 얻겠다는 생각 버리고
보수가치 제시해 민심 얻어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불출마로 대선 후보 지지율 선두권에서 보수 후보가 사라지면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보수 진영 몰락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진보로 기울어진 대선판이 국민 선택의 폭을 좁히고, 국민 대통합의 장이 돼야 할 대선의 의미를 퇴색시킬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균형감 있는 차기 국가 리더십 구축을 위해 보수 진영이 대대적인 혁신을 통해 돌아선 국민의 마음을 다시 돌리려는 노력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발표되고 있는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바른정당 등 보수 정당 소속 대선 후보들은 5%의 벽도 넘지 못하고 있다. 출마 여부가 불확실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0% 안팎의 지지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일방적인 선거가 됐던 2007년 대선과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갈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지금과 같은 선거 구도가 계속된다고 하면 보수층의 투표 포기 사태가 나올 수 있다. 이현출 건국대 정치외교학과 겸임교수는 3일 “지금과 같은 선거 구도가 계속된다면 보수 진영 유권자들이 진보 진영 후보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런 식으로 가면 다음 대통령도 불행해질 수밖에 없고, 보수가 야당이 되더라도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새로운 가치를 세우고 분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보수 정치권은 지금도 정치공학적 접근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보수의 재건이라는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하기보다는 당장 대선에서 표를 얻겠다는 생각이 보수 정치권을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인명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설 연휴 직후 황 권한대행의 지지율이 오르자 “국민이 우리 당을 향해 대선에 대한 책임을 맡으라는 뜻”이라고 해석하며 황 권한대행 띄우기에 나섰다. 바른정당도 당 밖에 있는 반 전 총장의 행보 등에 더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차기 대선 전략에만 몰두해 있었다.

최창렬 용인대 교육대학원 교수는 “지금 보수 정치권의 모습을 보면 절대 권력을 놓지 않겠다는 태도만을 보이고 있다”며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어떤 때보다 처절한 반성을 하고 국민의 심판을 겸허히 받겠다는 태도를 보여야 미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보수 진영의 민심을 정확히 읽고 정치권이 그에 맞는 혁신적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양승함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배신당했다는 생각으로 보수가 지금 지리멸렬해 있지만, 한국 사회에서 여전히 보수는 다수”라며 “박 대통령도 선거 때는 중도적 가치를 수용한다고 약속하는 등 새로운 모습을 보였다는 것을 지금 보수 진영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과 확실하게 결별하고 명확한 현실 인식 속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은 “보수가 종북의 집권을 막기 위해 박 대통령의 탄핵이 기각돼야 한다고 주장한다면 보수와 박 대통령이 함께 몰락하는 길”이라며 “왜 국민이 한국 사회에 막연한 적대감을 가지게 됐고 공정성 없는 사회라고 인식하게 됐는지에 대해 보수의 시각에서 새로운 비전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병채·송유근 기자 haass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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