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들 닭사료로 잔반 사용
‘청정’ 연천 등 반입되며 전파
가축 폐사체 방치도 禍키워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닭 매몰수가 전국에서 3280만 마리를 넘어서는 등 사상 최악의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방역당국의 늑장 대처, 농가의 맹탕 소독과 밀집사육 등 3대 악재가 화(禍)를 더 키웠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문화일보 1월 6일자 14면 참조) 특히 음식물쓰레기를 닭사료로 쓰는 사육관행도 확산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3일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 설 연휴 동안 도내 13개 시·군에서 AI 확진 5건(포천 2건, 화성 2건, 김포 1건)이 추가돼 모두 120건(전국 339건)이 발생했다.
이는 사료용 음식물쓰레기 운반차량이 마구 이동하는데다, 농장에서 계분과 가축폐사체를 방치하는 등 허술한 방역과 농장 관리부실의 양대 부실이 겹쳤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AI가 발생한 양주시 산란계 농가는 함께 운영 중인 연천 농장에 음식물쓰레기 차량을 드나들게 하면서 청정지역인 연천에 AI를 전파시켰다. 이로 인해 연천군은 방역초소 운영에 긴급 예산 10억 원을 투입하고 사료업자를 고발했다.
지난해 12월 19일 포천에서 AI 의심신고가 접수된 지 36일 만인 1월 24일 포천시 이동면 산란계 농장에서 AI 양성반응이 나오고 1월 5일 최초발생지 양주에서 AI가 47일 만에 재발한 것도 방역차단에 실패하면서 비롯됐다. 포천의 고양이도 야생조류 폐사체를 먹고 감염된 것으로 밝혀졌다. 또 대부분의 농가들이 밀집사육 시설에 맹탕 소독제를 사용하면서 닭사료로 음식물쓰레기(잔반)를 반입한 것도 최악의 사태를 키운 요인으로 지목된다. AI가 발생한 일부 농가에서 3㎞ 내에서는 계란을 반출하도록 허용하는 등 방역대책도 허술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방역당국이 전국 AI 발생농가 47곳을 대상으로 역학조사를 실시한 결과, 37곳이 축사를 출입하는 사람과 차량에 의해 감염되고 28곳은 야생조류와 잔반으로 인해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31곳(65%)이 철새도래지 인근에 밀집한 사육시설을 갖추고 있었으며, 30곳은 발효처리 및 소각처리토록 돼 있는 가축 폐사체를 계분(배설물)장·퇴비·축사·도로 등에 방치하는 등 농장의 관리 부실로 AI 무방비 사태를 키운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살처분에 따른 시·군들의 재정부담도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포천의 경우 재정자립도가 28%인데도 24억여 원의 보상비용을 별도로 확보해야 되고, 안성의 경우도 25억여 원의 보상비를 따로 마련해야 하는 실정이다.
의정부 = 글·사진 오명근 기자 om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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