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는 몇 년 전부터 ‘Made in China’를 버리고 ‘Made with China’로 표현하고자 한다. Made in China는 세계의 공장인 중국을 상징하는데, 아이폰이 대표적이다. Made for China도 있는데 이는 세계의 시장인 중국을 상징하고, 중국의 각종 세계적 명품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중국 정부는 Made with China를 외치고 있다. 이는 세계의 공장과 시장을 넘어 다음 시대를 대비한다는 의미도 있다.
2016년 삼성 갤럭시 노트7 회수 사건은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삼성의 야심작이었으나 발화 문제가 발생하면서 결국 전량 회수를 선택하게 되었다. 그런데 발화사건 초기에 중국 배터리보다 한국 배터리를 먼저 회수하였다는 점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한국 기술의 자존심인 삼성 배터리가 중국산에 밀렸다는 점이다. 이미 기술면에서 한·중의 차이가 거의 사라졌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지피지기라고 했던가. 아직도 ‘대륙의 실수’라는 편견으로 중국을 본다면 큰일이다.
어느덧 중국은 세계의 공장을 통해 기술을 획득했고, 세계의 시장을 통해 경제 부피를 키웠다. 이제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시점이다. 기술도 있고 자본도 있지만, 그렇다고 모든 것이 해결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제품의 품질과 같은 유형의 수준에는 도달했지만, 제품에 대한 신뢰도나 지명도와 같은 무형의 수준 도달은 아직도 멀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국이 내민 구호가 ‘중국과 함께’이다. 장사를 하려면 친구가 되자고 하는 것처럼, 중국은 같이 투자하고 같이 생산하고 같이 판매하자고 외치고 있는 것이다.
Made with China는 새로운 경제협력 방식에 대한 중국의 바람이기도 하다. 그래서 단순히 구호를 구호로만 볼 일이 아니다. 이제 중국정부는 더 이상 Made in China나 Made for China를 목표로 하는 외국 기업에 대해 우호적이지 않다는 의미가 된다. 이젠 중국과 함께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이다. 이를 통해 다양한 나라와 기업이 서로 보완하고 경쟁하는 가운데 더 큰 시너지를 만들자는 의미이다.
이처럼 지금 중국정부는 중국을 단순히 공장으로 바라보는 시각이나 거대한 시장만으로 생각하는 편견을 넘어서 중국과의 협력 전략을 강조하고 있다. 한마디로 상생하자는 말이다. 우리의 한류도, 우리의 기업도 이런 중국 정부의 기조를 잘 읽고 대비해야 한다.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 입장에서 중국정부의 이러한 변화를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되기도 한다. 중국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 위해 전문가들도 노력해야겠지만, 특히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 지금도 인터넷을 조금만 뒤져봐도 중국의 엽기적인 보도가 넘쳐난다. 사람 많고, 땅이 넓다 보니 악의적인 의도나 편집이 아니더라도 이런 뉴스는 무척 많다. 그래서 더욱 언론의 균형 감각이 중요하다. 편견이 단시일에 바뀌지는 않더라도 중국을 제대로 보기 시작할 것이다. 지피지기해야 다음에 뭐라도 제대로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한양대 창의융합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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