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헌재 11차 변론기일
“靑이 지원하는 것으로 이해”


정현식(64)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이 “K스포츠재단에 갈 때 최순실(61) 씨가 면접을 했고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으로부터 축하전화를 받았다”고 진술했다.

이는 K스포츠재단 설립 과정부터 최 씨와 청와대가 깊숙이 개입하고 있었던 정황으로 해석된다. 정 전 총장은 “청와대가 K스포츠재단을 지원하고 지시한 것으로 이해했다”고도 말했다. 정 전 총장의 진술에 따르면 안 전 수석은 애초 감사직을 맡게 돼 축하한다고 전화했다가 다시 전화를 걸어 K스포츠재단의 사무총장직을 맡아달라고 했다. 이는 K스포츠재단의 인사 및 운영에 최 씨뿐 아니라 청와대도 깊이 관여한 정황으로 해석된다.

정 전 총장은 정동구(75) 전 K스포츠재단 초대 이사장이 낸 각종 아이디어가 최 씨의 반대에 막혔다며 2대 이사장인 정동춘(56) 이사장은 최 씨가 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 전 총장은 “최 씨의 존재를 정동구 전 이사장은 몰랐다”고 덧붙였다.정 전 총장은 “최 씨가 자금 지원과 관련해 ‘SK와 얘기돼 있다’고 했다”, “롯데와 자금을 주고받는 것 자체가 비정상적이라 생각했다”는 등, 최 씨가 직접 나서서 기업에 자금 지원과 관련해 논의한 정황에 대해서도 밝혔다. 정 전 총장은 재단의 직원 채용, 부서 배치 등도 최 씨의 결재가 나야 결정됐다며 “내가 재단에 가기 전 몇몇이 부적합 판정을 받았는데 이명박 전 대통령(MB)계였거나 과거 이런저런 운동권에 몸담았던 전력 때문이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최 씨의 지시로 차명전화(대포폰)를 사용했다는 정 전 총장은 “재단의 자금 집행과 관련된 안 전 수석의 전달은 VIP(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이 있는 것 아니냐는 식으로 생각했다”고도 진술했다.

한편 이날 김기춘(78)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9일 예정됐던 고영태(41) 전 더블루K 이사의 증인신문은 각각 불출석사유서제출 및 ‘조우송달’ 거부로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헌재 등의 증인 출석은 민사소송법을 준용하게 되는데, 조우송달의 경우 ‘송달받기를 거부하지 않는다’는 조건이 붙는다. 핵심 증인들의 신문이 잇따라 무산될 상황에 처하며 헌재의 심리가 더 지연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민병기·김성훈 기자 mingming@munhwa.com
민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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