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읍 항체 형성률 5% 불과… 구제역 모럴해저드 심각

미접종 농가 과태료 69건 그쳐
얼어 붙은 백신 접종 효과 반감

정부, 330만마리 일제접종 나서
항체 형성에 1주 걸려 방역 비상


충북 보은에 이어 전북 정읍에서 발생한 구제역이 백신 접종을 제대로 하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나타나 농가와 축산당국이 백신 접종 및 관리를 소홀히 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전국 자치단체들은 구제역 유입 방지를 위해 우제류 항체 형성률을 높이기 위해 추가 백신 접종에 나서고 많은 인원이 모이는 정월 대보름 행사도 줄줄이 취소하는 등 막대한 예산 및 사회적 비용을 치르게 됐다.

7일 농림축산식품부와 전국 자치단체에 따르면 구제역 확진 판정을 받은 보은군 젖소 농장의 경우, 지난해 10월 사육 중인 195마리에 모두 구제역 예방접종을 한 것으로 보고됐으나 80% 이상의 젖소에서 항체가 형성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읍의 한우 구제역 농가는 소 20마리 중 1마리만 항체가 형성되는 등 항체 형성률이 5%에 그쳐 백신 접종이 소홀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번 구제역 발생농가 중에는 백신 비용 부담 등을 이유로 제대로 접종하지 않은 ‘모럴해저드’ 농가가 있었고, 상온 상태에서 써야 하는 백신을 언 상태로 쓰거나 “백신을 접종하면 소가 유산한다”는 소문이 나돌아 축산농가들이 제대로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그런데도 구제역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거나 항체 형성률이 저조한 축산농가에 대한 과태료 부과 건수는 2014년 473건, 2015년 180건, 2016년 69건으로 해마다 줄었다.

구제역 발생으로 지자체들은 유입 방지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2010년 안동에서 구제역이 발생해 전국 축산농가 초토화를 경험한 경북도도 비상이 걸렸다. 도는 구제역의 도내 유입 차단을 위해 충북·전북지역의 모든 우제류 가축에 대해 반입을 금지했다. 특히 구제역이 발생한 보은과 정읍 농장 젖소와 한우의 항체 형성률이 19%와 5%에 그친 것으로 나타나 도내 소와 돼지에 구제역 항체 형성률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경북도는 우선 구제역이 발생한 보은 젖소 농가에 들른 집유 차(우유 모으는 차)가 다녀간 도내 축산농가 27곳(김천 19, 상주 8) 젖소에 백신을 추가 접종하고 있다. 또 충북과 인접한 상주, 김천, 문경 지역에서 소와 돼지에 대한 백신 접종을 확대할 계획이다. 하지만 추가 백신을 투여해도 항체 형성까지 1주 이상 걸려 그 기간에 구제역 확산을 막아낼 수 있을지 관건이다. 지난해 경북 소·돼지·염소 평균 항체 형성률은 72.2%로 전국 평균(71.7%)과 비슷하다. 17개 시·도 가운데 7곳은 항체 형성률이 70%를 밑돌고 있다. 구제역이 발생한 보은군은 확산 방지를 위해 사람이 많이 모이는 대보름 행사와 교육을 전면 취소하거나 무기 연기했다.

창원=박영수, 김천=박천학, 보은=고광일 기자 buntle@munhwa.com
박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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