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업계 “모래채취 막을것”
부산 레미콘공장 “가동중단”
해수부 “국토부와 의논해 결정”


남해 배타적경제수역(EEZ)의 바닷모래를 건설용으로 가져다 쓰는 문제를 두고 레미콘·건설업계와 수산업계 간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수산업계가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바닷모래 채취를 막겠다며 선제공격에 나선 가운데, 부산 지역 70여 개 레미콘 공장이 이번 주말 일제히 가동 중단에 들어가는 등 레미콘·건설업계도 배수의 진을 치고 맞대응하고 있다.

7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부산레미콘공업협동조합은 11∼14일 70여 개 공장 가동을 일제히 멈출 예정이다. 조합 관계자는 “공장을 가동하려 해도 원료인 모래가 없어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수산업계를 대변하는 남해 EEZ 대책위원회는 8일 부산공동어시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토교통부의 바닷모래 채취 연장 결정에 항의할 계획이다.

대책위는 사전배포 성명서에서 “바닷모래 채취는 수산 동식물의 산란과 생육 및 서식장 훼손을 수반하기 때문에 기한 연장은 ‘수산 말살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충돌의 원인인 건설용 바닷모래 채취 시작은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정부는 부산신항 공사 등 건설용 모래 수요가 급증하자 경남 통영에서 동남쪽으로 70㎞ 떨어진 남해 EEZ와 전북 군산에서 서남쪽으로 90㎞ 떨어진 서해 EEZ에서 모래를 캐낼 수 있도록 허가해 줬다. 이후 3차례에 걸쳐 허가를 연장했고, 8년간 캐낸 EEZ 모래는 1억495만㎥에 달한다. EEZ 내 골재채취 허가는 해양수산부 협의를 거쳐 국토교통부가 결정한다. 정부는 지난해 4번째 재허가를 추진했는데 2018년 12월까지 기한이 연장된 서해와 달리 남해의 경우 어민들의 반발로 지난해 8월부터 올 1월 15일까지 한시적으로 허가해줬다. 이에 따라 1월 16일부터 20일 넘게 모래 채취가 전면 금지된 상태다. 양측이 첨예하게 충돌하면서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하던 두 부처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국토부와 해수부는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레미콘·건설업계와 수산업계 관계자들을 불러 막판 조율에 나선다. 국토부 관계자는 “골재 채취를 위한 대안이 없기 때문에 빨리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일단 만나서 요구사항 등을 들어보고 국토부와 의논해 답을 내겠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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