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S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S
포르쉐 911 카레라 4 GTS 쿠페
포르쉐 911 카레라 4 GTS 쿠페

- 시속300㎞·400마력·제로백 4초

초고성능 엔진 ‘달리기 위한 차’
소량생산 희소성 가격 수억원대
모터스포츠 대중화속 개발 확대

페라리·맥라렌·포르쉐 등
세계적 업체 국내출시 잇따라
불황에도 슈퍼카 판매 성장세


최근 서울 도심에서는 서킷을 누빌 법한 슈퍼카를 보는 게 낯설지만은 않다. TV에서 KTX에 버금가는 최고 속도, 3억 원을 훌쩍 넘는 가격을 지닌 슈퍼카가 유명인의 ‘애마’로 소개되는 일도 조금씩 익숙해졌다. 국내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데다 올해 신차 출시도 줄줄이 예정돼 슈퍼카에 대한 인식 변화는 현재 진행형이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제도적인 기준은 없지만 슈퍼카는 보통 최고속도 시속 300㎞ 이상, 최고 출력 400마력 이상,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 시간) 4초 이하 등 까다로운 조건을 기본적으로 충족하는 스포츠카를 의미한다.

벤츠의 AMG, BMW의 M 모델 등 최고 속도 시속 250㎞, 최고 출력 300마력 이상의 고성능 차량이 종종 슈퍼카 조건을 갖추기도 하지만 양산 자동차 엔진을 고출력으로 튜닝했다는 점에서 처음부터 달리기 위해 만들어진 슈퍼카와 다르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자동차 성능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요즘에는 ‘스펙’ 외에 소량 주문 생산을 통해 만들어지는 희소가치 등을 슈퍼카의 조건으로 꼽기도 한다.

이 같은 맥락에서 업계에서는 슈퍼카를 양산차 브랜드가 아닌, 특정 브랜드와 연관 지어 설명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이탈리아에서 수제 생산되는 람보르기니, 페라리가 여기에 속한다. 레이싱의 가치나 철학 때문에 이들 브랜드를 슈퍼카보다 슈퍼스포츠카 브랜드로 엄밀히 구분하는 시각도 있다.

맥라렌 675 LT
맥라렌 675 LT
페라리 488 GTB
페라리 488 GTB

현재 우리나라에서 만나볼 수 있는 슈퍼카를 기준으로 성능을 따져보면 단연 페라리 488 GTB가 눈에 띈다. 2015년 7월 국내에 상륙한 이 차량은 최고속도와 출력이 각각 시속 330㎞, 670마력에 달하고, 제로백은 3초에 불과하다. 가속페달과 기어 반응시간이 각각 0.8초, 0.06초라는 점도 특징이다. 색상과 휠 등 각종 옵션이 주문 방식으로 제작돼 정확한 가격을 책정하긴 어렵지만 3억 원 중반대에서 판매가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 우라칸 LP610-4를 선보이면서 한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람보르기니는 지난해 5월 내놓은 이 모델의 오픈톱 버전인 우라칸 스파이더로 국내 마니아들의 관심을 끌었다. 4억 원에 이르는 이 차의 경우 최대 610마력의 출력을 내는 10기통 엔진, 최고속도 시속 324㎞, 제로백 3.4초 등 성능 외에 전기유압식으로 구동되는 소프트톱 지붕이 차별점으로 꼽혔다.

2015년 4월 서울에 매장을 오픈한 맥라렌은 이때 출시한 650S가 대표 모델이다. 당시만 해도 최고속도 시속 333㎞, 최대출력 650마력, 제로백 3초 등 국내에서 볼 수 있는 슈퍼카 중 최고 성능을 뽐냈다. 같은 해에는 전 세계에서 500대씩 한정 판매된 675LT 쿠페와 675LT 스파이더를 국내에 각각 5대 들여오며 완판 기록을 쓰기도 했다.

국내 출시되는 슈퍼카 차종이 늘어나면서 시장도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수입차 시장이 쪼그라든 가운데 슈퍼카 브랜드가 거둔 호성적이 그 증거다. 경기 침체는 물론 연간 비용 처리 한도를 800만 원 이하로 제한하는 법인차 과세 개정안 등 업계 안팎에서 악재가 이어졌지만 가격에 구애받지 않는 소비계층이 여전히 건재해 이 분야의 성장 잠재력이 작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자료를 보면 2015년 24만3900대를 기록한 수입차 등록 대수는 지난해 7.6% 줄어 22만5279대로 집계된 반면, 같은 기간 페라리는 95대에서 122대로 28.4%, 람보르기니는 4대에서 20대로 400% 늘어나는 등 대표적인 슈퍼카 브랜드는 뚜렷한 성장세를 나타냈다.

특히 모터스포츠가 대중화되는 최근 추세와 맞물려 올해 역시 세계적인 슈퍼카들이 국내 출시를 준비하는 등 블루오션 개척 작업이 한창이다. 지난해 파리 모터쇼에서 처음 선보인 페라리의 GTC4루소 T 모델은 8일 국내 시장에 공개됐다. 페라리 최초로 8기통 터보엔진을 장착한 이 슈퍼카는 엔진 다운사이징이라는 최근 유행을 받아들였음에도 610마력 등 슈퍼카의 미덕을 잃지 않았다.

람보르기니도 지난해 12월 글로벌 시장에 공개한 아벤타도르S를 올해 국내 시장에 출시한다. 최대 740마력, 제로백 2.9초, 최고속도 시속 350㎞ 등 화려한 ‘스펙’으로 무장한 이 차량은 국내에서 볼 수 있는 슈퍼카 중 최고 성능을 지닌다는 평가다.

포르쉐는 오는 3월 독일에서 공개될 신형 GTS 모델 5종을 국내에 들여온다. 특히 업계에서는 3억∼4억 원을 넘나드는 위 슈퍼카들과 달리 911 카레라 4 GTS 쿠페의 경우 1억7980만 원이라는 가격에 최고속도 시속 312㎞, 제로백 3.6초 등 성능을 구현해 슈퍼카의 문턱을 조금이나마 낮출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아마추어 레이싱 대회가 늘어나면서 슈퍼카를 바라보는 일반인들의 인식도 바뀌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총 3457대로 사상 최대 판매기록을 달성한 람보르기니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아직 적은 수이지만 국내 슈퍼카 시장이 세계적인 추세를 따른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근평 기자 istandby4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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