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원 ‘對北규탄 결의안’
결의안에 ‘배치 촉구’ 명시
韓정치일정 무관 추진 시사
“中이 동문서답 못하게 해야”
대북제재 中역할 강화 압박
빅터차 “韓정치위기 끝나면
北 핵·미사일 도발 가능성”
미국 의회와 백악관이 7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일제히 강조한 것은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신속한 한반도 배치 필요성을 역설하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된다. 미국 정치권의 이 같은 움직임은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국면과 맞물려 조기 대선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한국의 정치일정과 무관하게 사드 배치가 추진되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또 미국은 아시아·태평양 전략 차원에서 한·미·일 안보협력과 미사일방어체계(MD)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날 미 하원은 초당적으로 발의된 8개항의 대북 결의안을 통해 가장 먼저 북한의 ‘다양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에 주목하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동맹국과의 상호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미 하원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결의안에서 ‘사드의 신속한 배치를 촉구한다’고 밝혔다”면서 “사드 배치가 한·미 외교·국방당국뿐 아니라 미국 정치권에서 전반적으로 초당적인 지지를 받고 있음을 재확인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의회에서는 사드 배치뿐 아니라 향후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추가적인 군사비 지출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는 견해도 제기되고 있다. 맥 손베리 미 하원 군사위원장(공화·텍사스)은 지난 6일 미국이 MD에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결의안에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동시에 역내 패권을 위협하는 중국에 대해서도 역할을 해야 한다는 언급도 포함됐다. 이는 중국이 북한에 ‘제재의 칼’을 꺼내들지 않을 경우 미국이 대중국 조치를 검토할 수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에드 로이스(공화·캘리포니아)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이 7일 북한 문제 공청회에서 대북제재 관련 북한의 국외파견 노동자, 중국 등 외국은행의 대북 거래 문제에 주목할 것을 촉구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민주당 간사인 엘리엇 엥겔(뉴욕) 의원도 이 자리에서 “(대북 접근) 노력에 있어 김정은 정권 제재의 린치핀 역할을 하는 중국이 동문서답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도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나라의 안전, 한국의 안전, 그리고 역내 안전은 분명히 (한반도 정책의) 가장 큰 주안점이 될 것”이라며 신속한 사드 배치 필요성을 언급했다.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는 이날 북한이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 이후 아직 도발하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한국의 정치적 위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차 석좌는 “박근혜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몰락하고 친북 성향 진보 정권이 탄생할 가능성 때문에 북한의 계산이 복잡해졌다”며 “북한은 보수 세력에 ‘밸러스트’(배의 바닥짐)가 될 수 있는 행동을 하길 원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는 한국의 정치적 상황이 해소되면 핵 실험이나 ICBM 시험발사 등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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