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서구 광천동 신세계·이마트 매장 1층에서 열린 관계기관 합동 화재 대비 재난훈련에서 소방대원들이 어둠 속에서 불을 끄고 있다.  뉴시스
광주 서구 광천동 신세계·이마트 매장 1층에서 열린 관계기관 합동 화재 대비 재난훈련에서 소방대원들이 어둠 속에서 불을 끄고 있다. 뉴시스
관리안돼 ‘안전불감증’ 만연
비치된 소화기 ‘먼지 한가득’


고층빌딩뿐 아니라 10층 내외의 낡은 중소형 빌딩도 관리 사각지대에 방치돼 대형 화재사고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7일 서울 종로구의 8층짜리 A 빌딩. 엘리베이터 안에 버젓이 ‘계단, 복도 또는 출입구에 물건을 쌓아두거나 장애물을 설치하는 경우 소방시설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200만 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되므로 치워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경고 문구가 붙어 있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폭 1.5∼2m가량의 3층 복도에는 각종 책상과 의자, 컴퓨터 등이 어지럽게 쌓여 있어 지나가기도 어려울 정도였다. 더 올라가자 대형 책장과 가죽 의자, 신발장을 비롯해 불에 타기 쉬운 종이상자와 화학섬유로 만들어진 가방과 천 등이 통로 한쪽을 차지했다.

반면 층마다 비치돼 있어야 할 소화기는 눈에 띄지 않거나 일부 층에만 구석에 형식적으로 놓여 있었다. 그나마 비치된 소화기(용량 3.3㎏)들도 시커먼 때를 뒤집어쓴 데다, 점검·정비 일자도 적혀 있지 않았다. 일부 층에 설치된 비상구의 경우 추락 방지시설이 없어 낭떠러지와 다름없었지만 ‘추락 위험’ 표시조차 없었다. 건물 방문객 정모(42) 씨는 “솔직히 소화기 상태를 보니 막상 불이 났을 때 제대로 작동할지 의문이 든다”며 “특히 통로에 어지럽게 널려 있는 자재 때문에 사람들이 대피하기 힘들어 불이 나면 대형사고로 번질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인근에 위치한 6층짜리 B 빌딩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건물 2층에 소화기 한 대가 비치돼 있었지만 아예 안전핀이 뽑혀 있고, 점검·정비 일자 표시도 없었다. 그동안 소화기는 ‘내용연수’(사용가능 기간)에 제한이 없었지만, 지난달 28일 규정이 신설돼 10년마다 의무적으로 교체해야 한다. 8일 국민안전처 국가화재정보시스템의 ‘화재현황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업무시설이나 근린생활시설 등 주요 장소에서 발생한 화재는 총 1만3285건에 이르고 있다. 최근 4명의 사망자를 낸 경기 화성시 메타폴리스 부속상가 화재사고에서 보듯, 고질적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후진국형 사고가 매년 되풀이되는 실정이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
최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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