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최저가로 인기를 모았던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의 ‘1600원짜리 짜장면’이 불황의 된서리를 맞아 추억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9일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 내 한마음식당에 따르면 지난 7일부터 식당의 최고 인기 메뉴인 짜장면 가격을 1600원에서 2500원으로 인상했다. 이번 짜장면 가격의 인상은 2001년 이후 16년 만이다. 식당 측은 또 다른 메뉴도 500원에서 많게는 3000원가량 올렸다.

그러나 이번 가격인상은 조선업 불황이 큰 요인으로 작용, 주민들이 씁쓸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1991년 지역 주민 복지를 위해 한마음회관을 건립하고, 이곳에서 한식과 양식, 중식을 판매하는 한마음식당을 운영했다. 현대중은 식당을 직영하면서도 기업이윤의 사회환원 차원에서 적자를 감수하고 싼 가격에 음식을 판매했다. 특히 짜장면은 초창기 1000원에서 2001년 1600원으로 인상한 뒤로는 한 번도 가격을 올리지 않았다.

이 때문에 중식당에는 값싼 짜장면을 먹기 위해 평일에는 하루 500명, 주말에는 1000명의 손님이 찾을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 하지만, 계속되는 조선업 불황으로 현대중은 경비절감 차원에서 지난해 7월부터 한마음식당을 분사형태로 바꿔 민간업자에 위탁하게 됐고, 새로운 식당 운영업자는 1600원짜리 짜장면으로는 더 이상 운영이 어렵다며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

동구 주민 이모(52) 씨는 “현대중공업이 잘나갈 때는 한마음식당에서 1만 원짜리 한 장으로 5~6명의 동료가 함께 짜장면을 즐겨 먹곤 했는데, 현대중이 어려워지면서 이런 추억마저 사라지게 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울산 = 곽시열 기자 sykwak@munhwa.com
곽시열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