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정책 라인 “低성장 고착 우려” vs 稅制·국고 라인 “소득 크게 늘었다”

작년 국세수입증가 사상최대
대규모 ‘조세 저항’ 가능성도


‘그때그때 달라요!’

정부의 경기 인식이 오락가락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3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경제에 대해 기재부의 ‘경제 정책 라인’은 저(低)성장 고착화를 크게 우려했다. 반면 세제·국고 라인에서는 법인뿐 아니라 근로소득자와 개인사업자의 소득이 크게 늘었다는 등 부처 내에서 통일되지 않은 ‘딴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경제 정책 라인과 세제·국고 라인 중에서 한쪽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그게 아니라면, ‘경기는 나쁜데(경제 정책 라인 주장), 정부가 세금은 당초 전망보다 훨씬 많이 박박 긁어가고 있다(세제·국고 라인 주장)’는 뜻이다.

지난해 기재부 경제 정책 라인은 ‘경기가 예상보다 어렵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예산실의 ‘격렬한 반대’를 뚫고 11조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도 관철했다. 그러나 추경까지 편성한 지난해 ‘경제 성적표’(성장률)는 2.7%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난해 국세수입은 242조6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4조7000억 원, 추경 편성 당시 전망치보다 9조8000억 원 더 걷혔다. 전년 대비 증가 규모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지난해 예산 편성 당시 전망치보다 더 걷힌 규모도 19조7000억 원에 달했다. 세제실은 “지난해 세수 실적 개선의 원인은 2015년 법인 실적 개선, 소비 증가, 부동산 시장 호조 등 경제 지표 개선과 그간의 대기업·고소득자 중심의 비과세·감면 정비 등 세입기반 확충 노력 등에 복합적으로 기인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천문학적으로 증가한 국세수입 증가를 설명하기에는 ‘역부족(力不足)’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월급쟁이가 낸 세금인 근로소득세수가 지난해 31조 원을 기록, 추경 대비 6.2%(1조8000억 원)나 더 걷히면서 국세수입 증대를 이끌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설명이 매우 궁색한 실정이다.(문화일보 2월 10일자 15면 참조)

더 심각한 문제는 올해도 상황이 비슷하다는 것이다. 정부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만도 못한 2.6%로 보고 있다. 조기 대통령 선거 직후 추경 편성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올해도 국세수입 초과 징수 규모가 5조∼6조 원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이미 나오고 있다. 민간 경제연구소 고위관계자는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 대규모 ‘조세 저항’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
조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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