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를 맞아 자녀 건강을 챙기기 위해서는 방학 동안 불규칙했던 습관을 개선하도록 도와주는 등 부모의 관심이 필요하다.
새 학기를 맞아 자녀 건강을 챙기기 위해서는 방학 동안 불규칙했던 습관을 개선하도록 도와주는 등 부모의 관심이 필요하다.
- 새학기 앞둔 자녀 건강 점검 포인트

■ 새학기증후군
복통·두통·수면장애 등 호소
등교 거부땐 야단보다 격려를

■ 불규칙한 습관·감염병
자율적 식사·수면 등 일깨워야
예방접종·손씻기로 질환 대비도


길고도 짧은 겨울방학이 끝나고 새 학기가 시작되면 불안감을 호소하는 자녀들이 적지 않다. 새로운 친구들과 선생님, 새로운 교실 등 환경이 바뀌는 것을 설렘으로 맞이하는 학생과 달리 이 모든 것을 ‘스트레스’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심할 경우 복통, 두통, 수면 장애 등 각종 증상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이른바 ‘새 학기 증후군’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새 학기에는 자녀들이 자신도 모르게 얼굴이나 목, 신체 일부분을 반복적으로 움직이거나 소리를 내는 ‘틱 장애’를 보일 수도 있다. 이 밖에도 방학 동안 불규칙한 생활과 식습관으로 인해 나타나는 식욕부진, 단체생활에서 오는 감염병 등이 흔한 시기다. 새 학기를 앞둔 시점에는 방학숙제뿐 아니라 자녀의 건강도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다.

◇새 학기 스트레스, ‘격려’로 극복 = 새 학기 증후군은 새로운 환경에서 느끼는 스트레스로 인해 나타나는 일종의 부적응 증상이다. 직장인들이 월요일에 두통이나 피로감, 무력감 등을 일시적으로 느끼는 ‘월요병’과 마찬가지다. 학계에서 초등학생뿐 아니라 중학교, 고등학교는 물론 심지어 대학생도 새 학기 증후군을 경험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새 학기 증후군은 초등학교에 처음 입학하는 시기에 가장 흔하다. 따라서 자녀가 짜증을 부리거나 신체 증상을 호소하고 학교에 안 가겠다고 떼를 쓸 때 심하게 야단치거나 강압적인 행동을 보이는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으며, 오히려 더 큰 스트레스로 신체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신민섭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14일 “‘네가 어느새 이렇게 빨리 자라서 학교에 다니는 것이 참 자랑스럽고 대견하다’며 격려하는 등 부모가 정서적으로 항상 곁에 있다는 안정감을 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평상시 학교생활에 대해 이야기를 자주 나누고 칭찬과 격려를 많이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새 학기 계획을 세우는 것을 옆에서 도와주는 등 새로운 학급 상황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도 방법이다.

◇스마트폰 사용 줄이고 취미활동 유도 = 자신도 모르게 얼굴이나 목·신체 일부분을 반복적으로 움직이거나 ‘킁킁’ 등의 소리를 내는 틱장애도 새 학기에 많아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틱장애로 병원을 찾은 초·중학생은 새 학기 시작 전후인 1분기(1∼3월)에 가장 많이 집중된다. 틱장애는 아동기 때 발병하는 경우가 많으며, 학령기 아동의 5∼10%에서 발견된다. 일반적으로 성장기에 아직 환경에 대한 적응력 발달이 미진한 상태에서 스트레스를 제대로 풀지 못해 발생하는 이상행동으로 본다.

정선용 강동경희대병원 한방 신경정신과 교수는 “틱장애를 갖고 있던 아이들은 새로운 환경에서 비롯하는 정서적 불안감과 스트레스 때문에 증상이 더 나빠질 수 있다”며 “틱장애를 오래 내버려두면 대인관계 악화와 자신감 저하에 따른 우울증, 불안 장애로 이어질 수 있어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인이 돼 스트레스를 스스로 어느 정도 다룰 수 있게 되면 없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오랜 기간 지속할 경우 증상이 습관으로 굳어져 치료가 어렵기 때문이다. 정 교수는 “스마트폰 사용이나 게임은 과도한 긴장을 유발해 틱 증상을 악화시키므로 되도록 멀리하고, 운동이나 악기 연주처럼 몸을 쓰면서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취미생활을 하는 것이 틱 증상 개선에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불규칙한 식습관도 고쳐야 = 새 학기에는 자녀가 입맛이 없고, 밥을 잘 먹지 않는다는 이유로 ‘보약’을 짓거나 병원을 찾는 경우도 늘어난다. 방학 동안 불규칙한 생활과 신학기를 맞아 새로운 친구와 선생님들을 만나 적응하는 데서 오는 긴장과 설렘이 원인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겨울방학이나 봄방학 동안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서 일정한 시간에 식사를 제대로 하기보다 입에 당기는 대로 간식이나 음료수를 마시는 등의 식사를 하다가 규칙적인 학교생활로 바뀌는 데 몸이 적응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개학 전에는 적어도 밤 10시에는 잠자리에 들어 학교 갈 때와 비슷한 시간에 일어나도록 한다. 또 식사시간을 일정하게 정하고 식사 10∼15분 전에 아이에게 알려줘 자율적으로 먹는 것에 대해 준비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좋다.

◇손 씻기 등 감염병 수칙도 준수 = 새 학기에 잘 적응하기 위해선 인플루엔자 감염도 주의해야 한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인플루엔자 환자 발생률은 최근 5주 연속 감소하고 있지만, 앞으로 B형 인플루엔자에 의한 유행 가능성이 있고 길게는 4월까지 이어질 수 있다. 유행성이하선염(볼거리), 수두, 홍역, 유행성 눈병, 수인성 감염병 등도 개학 후 단체생활을 하는 학생들에게 노출 위험도가 높아진다. 이런 감염병은 ‘30초 이상 손 씻기’만으로도 상당수 예방할 수 있다.

도지향 서울 부민병원 소아청소년과 과장은 “생활 패턴이 불규칙한 방학 기간에는 아이들의 면역력이 더 낮아질 수 있다”며 “새 학기 적응과 단체 생활에서의 감염 질환에 노출되지 않도록 개학 1∼2주 전부터 서서히 신체 리듬을 교정해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행성이하선염, 홍역은 예방접종이 있으므로 접종 여부를 확인한다. 38도 이상 열이 나거나 기침이 나고 목에 통증이 생기는 등 호흡기 증상이 생기면 마스크를 착용한 후 가까운 의료기관에서 진료받도록 한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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