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골동맥 유창형 시술도 첫 성공
심장 수술은 집도 시간이 길고, 난도 역시 높아 환자의 체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모순적인 점은 심장의 문제가 고령환자에게서 많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즉, 고령환자에게 필요한 심장 수술이 오히려 고령환자에게 매우 위험하다는 의미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최근 의료계는 고령 환자에게 수술 대신 위험도가 낮은 시술을 권하고 있다. 하지만 고난도의 수술을 시술로 대체하기 위해서는 높은 수준의 실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 가운데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이사장 김옥이) 중앙보훈병원(병원장 이정열) 흉부외과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대동맥 스텐트 삽입술’을 연간 100건 달성해 주목받고 있다. 국내 대형병원이 대부분 2개 이상의 진료과에서 시술하는 것을 중앙보훈병원은 흉부외과 단일 과에서 100건을 달성해 의미가 크다는 것이 병원 측 설명이다. 중앙보훈병원 의료진이 고령의 환자들을 고려한 최적의 수술법을 찾기 위해 많은 연구를 진행해 온 결과라는 분석이다.
중앙보훈병원의 주요 환자는 국가유공자로 대부분 고령환자인 만큼 수술 등 고난도 중증질환 치료 시 젊은 환자들보다 위험성이 높다.
결국, 중앙보훈병원은 수혈을 동반하는 큰 수술 대신 고령환자의 신체상태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은 스텐트 삽입술 등을 적극적으로 시술하면서 심혈관 시술 능력을 크게 높였다.
대부분 병원에서 시행하고 있는 대동맥 개흉술은 수술시간이 보통은 7∼8시간, 많게는 10시간이 소요될 정도로 장시간 진행되는 수술로 수술 도중 사망 위험도 크다.
중앙보훈병원 흉부외과는 전신마취 대신 부분마취와 수혈을 동반하지 않아 고령의 환자들에게 유리한 대동맥 스텐트 삽입술을 시행하고 있다. 지난해 성공적으로 시술한 환자 가운데는 90세 이상 초고령 환자도 3명이나 됐다.
지난해 취임한 이정열 병원장은 ‘대동맥전문클리닉’을 개설해 이 부분을 특화했다. 대동맥 핫라인 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해 급성 대동맥 질환 환자가 오면 응급 수술팀을 통해 최대한 이른 시간에 시술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중앙보훈병원 흉부외과는 국내 최초로 차세대 스텐트 시술인 장골동맥 유창형 스텐트 시술에 성공했으며, 대동맥 스텐트 시술에 관련된 논문을 과학기술 논문인용 색인(SCI)급 국제학술지에 게재하는 등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이정열 병원장은 “단기간 연간 100건이라는 시술 실적을 냈다는 것은 중앙보훈병원이 중증질환에 대한 고난도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을 뿐 아니라 끊임없이 고령 환자에 대한 차세대 의료기술을 연구하는 병원임을 입증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의료 품질 향상을 통해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최고 의료 품질을 갖춘 대한민국 대표 공공의료기관으로서 선도적 역할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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