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극 ‘남자충동’은 1997년 초연 당시 안석환이라는 걸출한 배우를 배출했다. 작품은 연극상을 휩쓸었고, 마니아들의 열광적인 지지, 평단의 호평 등을 받으며 센세이션을 일으켰지만 그에 비해 공연 횟수가 적었다.
조광화 연출은 “적당한 배우가 없었다”는 걸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13년 만에 재공연을 성사시킨 조 연출의 ‘뮤즈’는 바로 류승범과 박해수. 충무로 대표 연기파 류승범은 출연 제안을 받았을 당시 발리에 머물고 있었다. 조 연출의 메일을 받자마자 귀국해 세 번 만남을 가진 후 ‘오케이’ 했다. 조 연출은 류승범에 대해 “야생마 같다. 생명력이 가득 차 있는데 아직 길들지 않은 느낌이다”며 “의외성, 즉흥성에 강해 매력적이다”고 평했다.
대학로 ‘연기의 신’ 박해수는 조 연출과 과거 연극 ‘프랑켄슈타인’에서 함께 작업한 바 있다. 최근 영화 ‘마스터’와 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 등에 출연하며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그는 성실한 태도와 탄탄한 기본기가 장점. “해수의 우직함은 따라올 사람이 없죠. 연출이 원하는 걸 빨리 눈치채고 습득하는 능력도 뛰어나요.” 조 연출은 두 배우가 더블 캐스팅이라는 다소 ‘경쟁적’인 구조에서 서로의 장점을 흡수하고 있는 게 흥미롭다. “연극은 꾸준함을 필요로 하는 장르예요. 승범이는 해수에게서 집요함과 끈기를, 해수는 승범이에게서 자유분방함을 배우고 있어요. 두 사람과의 작업이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사진 = 프로스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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