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세유 등 전국으로 확산
에손선 경찰차 3대 불타기도


프랑스 경찰의 흑인 청년 폭행 및 성폭력 사건으로 촉발된 시위가 갈수록 격화되면서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대선까지 흔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

13일 AFP 통신 등에 따르면 흑인 청년 폭행 및 성폭력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가 파리 근교 오네수부아, 에손, 보비니 등을 거쳐서 낭트, 릴, 마르세유 등 프랑스 전역으로 번져가고 있다. 파리 남서부 에손에서는 이날 새벽 시위대가 경찰서를 공격하는 일이 벌어졌다. 시위대가 화염병과 돌을 던지면서 경찰차 3대가 불탔다. 보비니에서도 시위대의 화염병 공격에 차량이 불에 타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11일에는 보비니에서 폭력시위 가담자로 보이는 강도들이 한국인 관광객이 탄 버스에 올라타 여권과 금품이 든 가방을 강탈하는 사건도 벌어졌다.

프랑스 경찰이 폭력 시위 가담자 37명을 체포하고, 베르나르 카즈뇌브 총리가 폭력 시위 자제를 요청하고 나섰지만 시위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번 시위는 2일 파리 서북부 오네수부아에서 ‘테오’로 알려진 22세 흑인 청년이 경찰관 4명으로부터 검문을 당하는 과정에 폭행과 성폭력을 당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작됐다. 해당 경찰들은 직위 해제된 뒤 성폭력과 집단폭행 등의 혐의로 사법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시위가 이민자 자녀와 경찰 충돌로 소요가 발생했던 2005년과 유사한 양상을 띠면서 대선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공화당과 사회당 등 양당 대선 후보 진영은 해당 경찰에 대한 엄벌을 약속하며 민심 수습에 들어간 반면, 마린 르펜 국민전선 대표는 “체포 이유 등을 모르는 상황에 섣불리 판단할 수 없다”며 경찰에 대한 지지를 표시하고 나섰다.

김석 기자 su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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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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