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월 야구 국가대항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열린다. 올해 WBC는 처음으로 국내에서 열린다. 고척스카이돔이 있기에 추운 날씨, 기상 변화에 관계없이 게임을 치를 수 있다. WBC는 2006년 출범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이 야구의 세계화를 기치로 내걸고 출범을 주도했다. 2006년 1회, 2009년 2회 대회가 진행됐으며 올림픽과 월드컵 등을 피하고자 4년 주기 개최로 바뀌어 3회는 2013년, 4회는 올해 열린다. WBC는 프로가 출전하는 야구 국가대항전이기에 월드컵에 비유된다. 그러나 월드컵을 국제축구연맹(FIFA)이 주관하는 것과 달리, WBC는 MLB 사무국이 주도한다. 이에 따라 수익 배분 구조는 미국, 즉 MLB에 유리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WBC는 2회 대회부터 전체 수익금의 33%는 MLB 사무국, 33%는 MLB 선수노동조합, 13%는 일본, 9%는 한국에 돌아간다. 10%는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몫이고, 나머지 2%는 적립된다. 국제대회이지만 수익금의 66%가 미국에 돌아가는 기형적인 구조다. WBC에는 16개 국가가 참가하지만 수익금을 받는 건 미국과 일본, 한국뿐이다. 전 세계에서 프로리그가 활성화된 나라는 미국, 일본, 한국뿐이며 WBC 시청자 역시 3개국에 몰려 있다는 게 MLB가 수익금의 대부분을 거둬들이는 ‘명분’. 그러나 반발도 있다. 특히 MLB 노조에 전체 수익금의 3분의 1이 돌아가는 건 논란거리로 남아 있다. MLB 사무국은 메이저리거의 WBC 참가를 독려하기 위해서라는 이유를 들고 있지만, 여전히 WBC를 외면하는 빅리거가 많기 때문이다. 3월은 새 시즌을 준비하는 시기다. WBC에 출전했다 부상이라도 당하면 선수, 구단엔 치명타가 된다. 선수는 한 시즌을 병원이나, 벤치에서 보낼 수도 있고 구단은 거액의 연봉을 날려버릴 수 있다.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와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는 WBC에 출전하겠다는 의지가 강했지만, 구단의 반대에 부딪혀 뜻을 접었다.
일본은 2013년 3회 대회를 앞두고 “수익금 배분에 문제가 있다”며 WBC 보이콧을 선언했다. 2009년 2회 대회의 일본 기업 후원금은 9억 엔(약 90억5000만 원)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시 수익금 1800만 달러 중 일본에 돌아간 건 13%에 해당하는 2억 엔에 그쳤다. 일본프로야구선수협의회는 “일본은 1, 2회 우승을 차지하며 WBC 흥행에 기여했지만 배분된 수익금은 형편없었다”며 시정을 요구했다. 하지만 WBC는 일본의 요구를 묵살했고, 일본은 방침을 바꿔 출전하면서 수익금 배분 구조는 고착됐다. KBO에 따르면 올해 WBC 수익금 배분 비율은 결정되지 않았다. 상금 규모도 미정이다. KBO 관계자는 “2회 대회에서 정해진 분배 기준이 올해에도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WBC는 준결승까지 1, 2라운드를 거친다. 1라운드는 4개국씩 A∼D조에 편성돼 조별리그를 치른다. 각 조 상위 2개국이 2라운드에 올라 역시 4개국씩 E, F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벌이고 각 조 상위 2개국이 4강전에 진출한다. E조 1위-F조 2위, E조 2위-F조 1위가 준결승전을 치러 승자가 결승에서 격돌한다. 한국은 네덜란드, 대만, 이스라엘과 A조에 편성돼 다음 달 6일부터 고척스카이돔에서 10일까지 경쟁한다. B조 경기는 일본 도쿄, C조 미국 마이애미, D조는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열린다. 2라운드(3월 12∼16일) E조 일정은 도쿄, F조는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치러지며 4강전(21∼22일)과 결승전(23일)은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의 홈구장인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다. 한국은 1라운드를 통과할 경우 도쿄에서 일본과 함께 E조에 속해 준결승을 다투게 된다. 1라운드에 이어 2라운드마저 조별리그를 치르는 건 16개국 참가에 그쳐 경기 수를 늘리기 위해서인 것으로 풀이된다.
1, 2라운드가 리그전으로 전개되기에 동률이 나올 수 있다. 이 때문에 올해 타이브레이커 게임 규정이 신설됐다. 예를 들어 3개국이 2승 1패가 되면 3개국 간의 맞대결에서 이닝당 최소 실점을 한 국가가 1위에 오른다. 이닝당 최소 실점마저 같으면 최소 평균자책점, 그다음 최고 타율 순으로 1위를 정한다. 그리고 나머지 2개국은 단판승부(플레이오프)를 벌여 2위를 정한다. 1위가 3연승을 거두고 나머지 3개국이 1승 2패로 동률을 이루면, 3개국 간의 맞대결에서 이닝당 최다 실점을 한 팀이 4위로 떨어진다. 최다 실점이 같으면 평균자책점이 높은 팀, 그다음 최저 타율인 팀이 4위가 된다. 그리고 나머지 2개국은 2위 자리를 놓고 역시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연장전도 바뀐다. 3회 대회에선 13회부터 승부치기에 돌입했지만 올해엔 11회부터 승부치기를 치른다. 연장 10회까지 승패를 가르지 못하면 11회부터 1루와 2루에 주자를 놓고 공격을 시작하게 된다. 올해부터 투수에 한해 예비 엔트리 제도를 운용한다. 16개국은 28명의 최종 출전명단 외에 투수 10명을 예비 엔트리로 제출할 수 있다. 라운드가 끝날 때마다 최대 2명까지 투수 엔트리를 교체할 수 있다. 투구 수와 등판 제한 규정은 2013년과 같다. 한 경기에서 50개 이상 공을 던진 투수는 최소 4일 등판할 수 없으며, 30∼49개 공을 던지거나 이틀 연속 등판하면 하루는 무조건 쉬어야 한다. 1라운드에서 투수 1명이 던질 수 있는 최다 투구 수는 65개이기에 중간 계투진의 활용도가 높아진다. 2라운드는 80개, 준결승전과 결승전에서는 최대 95개까지 던질 수 있다.
WBC의 가장 큰 특징은 국적 제한이 느슨하다는 점이다. 1회 대회부터 ‘조부모와 부모 중 한 명의 국적으로 출전할 수 있다’는 독특한 조항을 마련했고, ‘시민권과 영주권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의 대표로도 출전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FIFA가 A매치(국가대표 게임)에 출전한 선수는 국적을 바꿔도 다른 나라 대표가 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프로야구 kt의 투수 주권(22)은 그래서 중국 대표로 이번 WBC에 참가한다. 주권은 1995년 중국 지린성에서 중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고 한국과 중국 2개 국적을 가지고 있다.
한국과 예선 1라운드에 편성된 이스라엘은 유대계 미국인을 대거 엔트리에 포함해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이스라엘엔 메이저리그 통산 124승인 투수 제이슨 마퀴스(FA), 통산 539경기에 출전한 크레이그 브레슬로(마이애미 말린스) 등 다수의 빅리거 출신이 포함돼 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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