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로 출근하고 있다.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로 출근하고 있다.
박영수 특별검사가 16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박영수 특별검사가 16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특검, 靑압수수색 이유 제시
삼성 의혹·K재단 출연금 등
은밀한 통화위해 사용 가능성
박근혜 - 최순실 공모정황 돼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청와대 압수수색 이유로 제시한 이른바 ‘윤전추 차명(대포)폰’이 국정농단 사건의 ‘스모킹건’(smoking gun·결정적 증거)으로 떠오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61) 씨가 윤전추(여·38) 청와대 행정관 명의로 개통된 차명폰 2대를 각각 한 대씩 사용하며 지난해 약 6개월간 570여 차례 통화를 나눈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특검팀은 삼성 뇌물 의혹 등과 관련해 두 사람이 공모한 정황으로 판단하는 기류다. 이 기간 동안 최 씨는 롯데그룹으로부터 추가로 받은 K스포츠재단 출연금 70억 원을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반납하거나, 760억 원에 달하는 미얀마 공적개발원조(ODA)사업과 관련, 이권을 받을 목적으로 유재경(58) 전 삼성전기 글로벌마케팅실장(전무)을 미얀마대사로 앉히는 등 전방위로 국정을 농단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 관계자는 16일 ‘윤전추 차명폰’과 관련, 박 대통령과 최 씨의 공모관계를 입증하는 증거자료로 제출할 가능성을 거듭 밝혔다. 특검팀은 박 대통령과 최 씨가 하루 평균 3회꼴로 차명폰을 통해 통화한 지난해 상반기가, 2015년 7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성사 이후 순환출자 해소 문제까지 해결한 삼성그룹이 금융지주회사 도입을 위해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전방위 로비를 펼쳐가며 이재용(49) 부회장 승계 작업을 완성하는 데 집중하던 시기라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박 대통령이 공식 업무폰이 아닌 차명폰을 써가면서까지 최 씨와 연락한 것은, 최 씨가 딸 정유라(21) 씨를 지원한 삼성 측의 민원을 박 대통령에게 ‘은밀하게 전달’하기 위함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특검은 보고 있다. 특검팀은 이에 더해 지난해 5월 박 대통령이 아프리카 순방 당시 박상진(64·대한승마협회장)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과 같은 헤드테이블에 앉아 박 사장에게 악수를 청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최 씨가 박 사장에게 “악수 잘 하셨느냐”고 물은 점 등에도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이 사실상 최 씨가 운영한 K스포츠재단에 70억 원을 추가로 냈다가 검찰의 압수수색이 시작되기 전후에 돌려받은 시기가 지난해 6월 9∼13일이라는 점에 대해서도 특검은 의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최 씨의 미얀마 이권 개입과 관련한 유재경 대사 임명 건, 최 씨의 단골 성형병원 의사인 김영재(55) 원장 측이 운영하는 화장품업체의 아프리카 순방 동행 건 등이 성사된 시기가 모두 차명폰 통화내역 시기와 겹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검팀은 특히 최 씨가 독일로 출국한 지난해 9월 3일부터 같은해 10월 30일 귀국 전까지 총 127차례, 하루 평균 2번꼴로 차명폰을 통해 통화한 점 등을 토대로 두 사람이 당시 국내 언론에서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이 불거지기 시작하자 이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김리안 기자 knr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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