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의혹·K재단 출연금 등
은밀한 통화위해 사용 가능성
박근혜 - 최순실 공모정황 돼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청와대 압수수색 이유로 제시한 이른바 ‘윤전추 차명(대포)폰’이 국정농단 사건의 ‘스모킹건’(smoking gun·결정적 증거)으로 떠오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61) 씨가 윤전추(여·38) 청와대 행정관 명의로 개통된 차명폰 2대를 각각 한 대씩 사용하며 지난해 약 6개월간 570여 차례 통화를 나눈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특검팀은 삼성 뇌물 의혹 등과 관련해 두 사람이 공모한 정황으로 판단하는 기류다. 이 기간 동안 최 씨는 롯데그룹으로부터 추가로 받은 K스포츠재단 출연금 70억 원을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반납하거나, 760억 원에 달하는 미얀마 공적개발원조(ODA)사업과 관련, 이권을 받을 목적으로 유재경(58) 전 삼성전기 글로벌마케팅실장(전무)을 미얀마대사로 앉히는 등 전방위로 국정을 농단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 관계자는 16일 ‘윤전추 차명폰’과 관련, 박 대통령과 최 씨의 공모관계를 입증하는 증거자료로 제출할 가능성을 거듭 밝혔다. 특검팀은 박 대통령과 최 씨가 하루 평균 3회꼴로 차명폰을 통해 통화한 지난해 상반기가, 2015년 7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성사 이후 순환출자 해소 문제까지 해결한 삼성그룹이 금융지주회사 도입을 위해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전방위 로비를 펼쳐가며 이재용(49) 부회장 승계 작업을 완성하는 데 집중하던 시기라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박 대통령이 공식 업무폰이 아닌 차명폰을 써가면서까지 최 씨와 연락한 것은, 최 씨가 딸 정유라(21) 씨를 지원한 삼성 측의 민원을 박 대통령에게 ‘은밀하게 전달’하기 위함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특검은 보고 있다. 특검팀은 이에 더해 지난해 5월 박 대통령이 아프리카 순방 당시 박상진(64·대한승마협회장)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과 같은 헤드테이블에 앉아 박 사장에게 악수를 청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최 씨가 박 사장에게 “악수 잘 하셨느냐”고 물은 점 등에도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이 사실상 최 씨가 운영한 K스포츠재단에 70억 원을 추가로 냈다가 검찰의 압수수색이 시작되기 전후에 돌려받은 시기가 지난해 6월 9∼13일이라는 점에 대해서도 특검은 의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최 씨의 미얀마 이권 개입과 관련한 유재경 대사 임명 건, 최 씨의 단골 성형병원 의사인 김영재(55) 원장 측이 운영하는 화장품업체의 아프리카 순방 동행 건 등이 성사된 시기가 모두 차명폰 통화내역 시기와 겹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검팀은 특히 최 씨가 독일로 출국한 지난해 9월 3일부터 같은해 10월 30일 귀국 전까지 총 127차례, 하루 평균 2번꼴로 차명폰을 통해 통화한 점 등을 토대로 두 사람이 당시 국내 언론에서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이 불거지기 시작하자 이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김리안 기자 knr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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