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g만으로도 ‘대량살상’ 가능

탈북자 “주민 가둬 실험” 폭로
北인권정보센터 “北이 진행한
생체실험 28건 자료 갖고있다”


북한군이 지구 상 가장 치명적인 독극물로 독성학계가 인정하고 있는 ‘보툴리눔 독소(Botulinum Toxin)’ 등을 보유, 생물학전을 위한 독소 무기로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의 사인이 신종 맹독성 독극물에 의한 중독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북한은 정치범 수용소에서 독가스 생체 실험도 진행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국제적인 비난이 예상되고 있다.

21일 군 관계자는 “북한은 보툴리눔 독소와 ‘황우(黃雨) 독소’를 생물학 무기용으로 보유하고 있다”라면서 “독극물과 세균을 이용한 북한의 생물학전 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밝혔다. 군사전문가들에 따르면 북한이 보툴리눔 독소 100g만 무인기나 특수요원 등을 이용해 서울 중심부에 살포할 경우 원인 규명도 못한 채 대량살상 사태가 벌어질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라크전에서는 이라크군이 ‘보툴리누스 독소무기’로 알려진 폭탄을 사용한 것으로 학계에 보고되고 있다. 황우 독소 역시 독성을 가진 진균(곰팡이)에서 추출한 독소 무기(T-2 mycotoxin)로 베트남전에서 사용됐다는 보고도 있다.

이와 관련, 이남택 고려대 생물방어연구소 부소장은 “북한이 1999년 이전에 보유한 보툴리눔 독소는 독성학계에 ‘인간이 사용한 치명적 독극물’ 10종 중에서 치사율 1위의 맹독성 독극물”이라며 “10∼100g 만으로도 수만∼수십만 명의 희생자를 낼 수 있다”고 밝혔다. 김정남 살해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독극물인 ‘VX신경가스’와 ‘리신(Ricin)’은 각각 4위와 6위로 평가된다.

북한이 정치범들에게 사린가스 등 독가스를 주입하는 생체실험을 하고 있다는 증언도 나오고 있다. 국내 한 북한인권단체는 2015년 6월 핀란드로 망명한 북한 자강도 강계미생물연구소 소속 이모 연구원이 “망명 직전 한해 200여 명의 북한 주민이 이 연구소의 사린가스와 탄저균 성능 강화 실험 대상이 됐다”며 “국가안전보위부가 정치범이나 기독교 신자들을 보내 지하 2층의 유리 챔버에 가둬 사린가스 실험을 했다”고 폭로했다. 앞서 2013년 미국 존스홉킨스대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는 함경북도 회령의 제22호 수용소에서 보안요원으로 일한 탈북자 진술을 토대로 “북한이 정치범을 대상으로 유리가스실에 수용된 정치범들에게 독가스를 주입하는 생체실험을 하고 있다”고 보고하기도 했다.

통일부 산하 북한인권정보센터는 북한이 독소무기 등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진행한 28건의 생체실험 자료를 보유하고 있다고 지난 연말 밝혔다. 한민구 국방장관은 20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김정남 살해에 사용된 독극물에 관해 네오스티그민, 청산가리, 리신, 테트로도톡신, 신경작용제 5가지를 언급했다. 군 당국은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야포의 약 30%, 미사일의 50%는 생화학탄을 탑재해 발사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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