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이 수출입안전관리 우수공인업체(AEO)들에 인증서를 수여하는 장면. AEO 상호인정약정(MRA)은 신속한 통관조치로 기업의 수입검사와 클레임 처리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제공한다. 관세청 제공
관세청이 수출입안전관리 우수공인업체(AEO)들에 인증서를 수여하는 장면. AEO 상호인정약정(MRA)은 신속한 통관조치로 기업의 수입검사와 클레임 처리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제공한다. 관세청 제공
시행후 통관 시간 2배 빨라져
관세청 “濠 등 6개국 추가 체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로 촉발된 중국의 경제 보복 논란과 비관세 장벽의 강화로 대중 수출 전선에 어려움이 따르고 있지만 그나마 안도하며 가슴을 쓸어내리는 기업들이 있다. 수출입안전관리 우수공인업체(AEO)들이다. 비상 상황이 발생해도 AEO 상호인정약정(MRA)에 기대어 신속하게 통관 애로를 풀 수 있기 때문이다.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2014년 1월 중국과 AEO MRA를 전면 이행한 후 통관시간이 일반화물보다 2배 이상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0월 기간에 양국이 MRA 혜택 등이 잘 적용되는지를 점검하기 위해 이행 실무회의를 열고 교환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이 기간 중국 세관에서 수입신고 이후 화물반출까지 통관소요시간을 따져 봤더니 일반화물은 45시간, AEO화물은 20시간이 걸린 것으로 파악됐다. 2배 이상 빠르게 통관된 것이다. 까다롭기로 소문난 중국 세관의 검사율도 AEO 화물은 50% 이상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한상필 관세청 심사정책과 서기관은 “한·중 AEO MRA 혜택 중에는 AEO 화물이 검사대상으로 선별된 경우 일반화물보다 우선 처리해 주는 ‘우선 통관 혜택’이 포함돼 있다”며 “검사대상으로 선별돼 통관시간이 늘어날 때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중국 세관에 수입 신고할 때 ‘수입신고서 해관기재란’에 우리나라 AEO공인번호를 반드시 기재해야 한다.

가발 원자재를 수출하는 B사의 경우 이 혜택을 톡톡히 본 사례다. B사는 본드오일의 성분분석표를 제출했지만, 중국 세관에서 이를 믿지 않고 재분석을 하겠다며 검사료 4000위안을 요구해 난감한 상황에 부닥쳤다. 검사료 문제를 떠나 재분석을 하면 통관이 그만큼 늦어지고 납품기한을 맞출 수 없어 신뢰도에 치명타를 입을 처지였다. 하지만 관세청에서 중국 세관과 접촉해 B사가 AEO 기업임을 확인하고 화물에 이상이 없다는 점을 강조한 후 즉시 통관조치를 받았다.

H사 역시 지난해 7월에 60억 원 상당의 굴착기를 선적 후 포워더(운송주선인)의 실수로 적하목록(선박·항공기에 실린 화물 목록)의 목적지를 잘못 입력했고 별다른 이유 없이 1개월 이상 중국 세관에 통관이 보류돼 발이 묶였다. 속이 타들어 가던 H사는 같은 AEO 인증을 받은 기업으로부터 “관세청 상담원에게 고충을 전하면 해결될 것 같다”는 말을 듣고 다급히 연락했고 적하목록 정정 후 목적지로 무사히 화물을 보낼 수 있었다. 김용식 관세청 심사정책과장은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 전세기항공 노선 불허, 보조금 지급배제 등 중국의 한국기업에 대한 제재 논란이 이어지는 등 비관세 장벽이 점점 두터워지는 상황에서 한·중 AEO MRA는 훌륭한 예방대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천홍욱 관세청장은 이와 관련, “자유무역협정(FTA)은 관세율 인하를 통해 관세장벽을 완화해 주고, AEO MRA는 통관절차 간소화를 통해 비관세 장벽을 낮출 수 있는 제도”라며 “외국 관세 당국에서 별도로 AEO 인증을 받지 않고 국내에서만 인증을 받아도 상호 약정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천 청장은 또 “올해는 기존 14개국 외에 호주, 베트남 등 6개국과도 AEO MRA를 체결할 계획이므로 기업들이 어려운 무역환경을 타개하고 대외 수출경쟁력을 확보할 수단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해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 horiz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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