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도권 쥐고도 정국운영 ‘낙제’
특검법·공수처신설·방송법 등
2월국회 추진 불구 빈손 될 듯

與압박 외엔 뾰족한 전략 없어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 여당의 분당으로 정국 주도권이 야당으로 완전히 넘어간 가운데 2월 임시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낙제점’에 가까운 정국 운영 능력을 보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정권교체 시 여당으로 가장 유력한 민주당과 문재인 전 대표 등 당내 대선 주자들이 집권 시 국회 운영 방안에 대해 해법을 전혀 제시하지 못하면서 주요 법안 처리를 놓고 대통령과 국회가 계속 충돌했던 박근혜정부의 모습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월 국회에서는 민주당이 주요 법안 처리를 추진하면 자유한국당이 저지하는 식으로 여야의 공수가 뒤바뀐 모습이 반복됐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24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개혁 입법의 기대가 높았던 2월 국회에서 꼬투리를 잡아 식물국회를 만들었다”고 한국당을 비판했다. 민주당은 2월 국회에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특검 연장 법안을 비롯해 선거연령 인하 공직선거법,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법, 상법 개정안, 공영방송 이사회 구조를 개편하는 방송법 개정안 처리를 추진했지만, 상법 개정안 일부 내용을 제외하고는 모두 입법에 실패했다. 한국당은 민주당 소속 홍영표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의 삼성전자 직업병 청문회 단독 처리 등을 문제 삼아 국회 일정을 전면 거부하기도 했고 위원장을 맡은 상임위에서는 회의 개최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민주당은 이러한 한국당을 압박하는 것 외에 별다른 전략이 없었고, 다른 야당과의 공조도 느슨한 모습이었다. 특검법 연장을 두고는 뒤늦게 정세균 국회의장에게 직권상정을 요구해 생색만 냈다는 비판을 받았다. 문 전 대표 등 대선 주자들도 국회 상황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거나 특검법 처리가 사실상 무산되고 나서야 “직권상정이라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 관계자는 “누가 집권을 해도 4당 체제, 여소야대로 대통령이 국회와 계속 갈등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며 “주요 공약을 실현하려면 입법이 돼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대선 주자들이 이에 대한 대책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문 전 대표와 지도부 등 민주당 주류는 “집권 시 국민 여론을 믿고 국회 상황을 돌파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하고 있어 정권교체가 되더라도 비효율적이고 충돌만 반복하는 국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이날 민주당 비주류 의원들은 모임을 갖고, 지도부와 원내 지도부에 개헌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고 대선 주자들에게는 개헌 토론회 참여를 요구했다.

김병채·김다영 기자 haasskim@munhwa.com
김병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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