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헌정사 최초’로 본인 재판에 현직 대통령 신분으로 출석할 수도 있는 박근혜 대통령의 예우 문제를 두고 24일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이 헌재에 출석한다면, 헌재와 법원 전체를 통틀어 ‘현직’ 대통령 신분으로 재판정에 서게 될 첫 사례로 기록된다. 전례가 없던 일인 만큼 헌재 실무진은 ‘현직 대통령의 예우’를 갖추면서도, 동시에 헌법 아래 누구나 동등한 ‘피청구인 대우’를 하기 위해 고민 중이다.

그간 현직 대통령이 헌재 청사 기공식이나 창립 10주년 기념식 등 행사를 위해 잠시 헌재를 찾은 경우는 있었지만, 본인 사건의 ‘법정 진술’을 위해 장시간 머문 사례는 없다. 대통령의 동선·대기 장소·심판정 내 자리·변론 진행 방식 등이 정해진 게 없는 것이다.

헌재에 어떻게 들어오는가부터도 정리된 게 없지만, 현직 대통령인 만큼 탄핵심판의 증인·대리인과는 다르게 청사 정문을 통해 입장할 것으로 보인다. 청사 정문은 헌법재판관과 헌재 직원들만 사용하고, 대리인단 등은 청사 옆 민원실 문을 통해 대심판정에 들어갔다. 대통령 대기 장소는 1층 소심판정의 재판관석 뒤편 5평 남짓 규모의 ‘재판관 합의실’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심판이 시작되면 대심판정에선 현재 대리인단이 앉는 피청구인 석에 박 대통령도 함께 착석하게 된다. 보통 헌법재판관이 입장하면 사건 관계인과 방청객 모두 기립하게 돼 있는데, 재판관 개인이 아닌 헌법에 대한 예의를 갖추는 행동인 만큼 박 대통령도 예외일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준비해 온 최후 진술은 모든 피청구인이 그렇듯, 건강상의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선 자세로 낭독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재판관·국회 측 질문에 대해서는 변호사의 조력을 받으며 답변할 수 있다.

이 외에 경호 절차·보안 문제 등도 헌재가 고민하는 부분이다. 대통령의 일반 일정처럼 청와대 경호팀이 헌재 청사에 대한 ‘사전 보안검사’를 요구할 때는 심판을 위한 조사를 받아야 하는 측이 반대로 심판을 하는 헌재를 조사하는 장면이 연출될 수도 있다. 연일 탄핵 관련 시위가 격화되는 와중에 박 대통령 신변 보호를 위한 보안 시설 확충 등도 헌재가 검토해야 하는 부분이다.
이후연 기자 leewh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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