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값매각 이유 ‘토지오염 제거’
작업 제대로 안됐다 지적 나와
市 당국선 “사실이라면 조사”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부인 아키에(昭惠·사진) 여사와 연관됐던 학교법인 모리토모(森友)학원에 일본 정부가 국유지를 헐값에 매각했다는 의혹의 파문이 계속 확대되고 있다. 아베 총리 측과 학교법인 측은 모두 특혜 등의 관련성이 없었다는 입장이지만 관계 당국의 특혜성 조치 정황이 드러났으며, 헐값 매각의 이유였던 ‘토지 오염물 제거’도 사실과 다르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6일 일본 공산당 기관지 신문 아카하타(赤旗)는 모리토모학원이 헐값 매각 논란이 일고 있는 부지에 개교할 예정인 사립소학교(초등학교)가 관련 규정과 달리 학교 부지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학교 설립 허가가 나왔다고 보도했으며 이 과정에서 일본 재무성 측의 편의 제공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보도에 따르면 모리토모학원은 2014년 10월 말 오사카부(大阪府) 사학심의회에 소학교 신설 인가를 신청했으며, 심의회는 2012년 1월 27일 ‘인가 적당’을 결정했다. 그러나 당시 이 학교는 부지 확보가 결정되지 않은 상태였으며 오사카 등 간사이(關西) 지역 국유재산을 관할하는 재무성 긴키(近畿)재무국은 인가 결정 2주 후 이 학교 부지에 대한 10년 임대 결정을 내렸다. 오사카부는 사립소·중학교 인가 기준으로 ‘용지는 자기소유나 공유지를 장기임대하는 조건’을 규정하고 있지만, 모리토모학원의 소학교 인가는 이런 규정을 어긴 것이다. 학원 측과 오사카부 측은 긴키재무국이 해당 부지 임대를 사실상 임대해 줄 것이란 내부 상황을 먼저 알려줬다고 설명했다.

또 재무성은 헐값 매각 논란에 대해 ‘토양 오염물 제거 비용을 감안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매각 후 실제 오염물 제거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증언도 나왔다. 학교 부지의 쓰레기 철거 공사에 관여했다는 처리업자는 이날 교도(共同)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흙에는 양말, 조미료 용기, 타일 등이 섞여 암모니아 같은 심한 냄새가 났다. 지금도 5~10㎝ 아래에 오염된 토양이 있을 것”이라며 오염토 재매립을 인정했다.

이에 해당 부지가 위치한 오사카부 도요나카(豊中)시의 아사리 게이이치로(淺利敬一郞) 시장은 “보도가 사실이라면 산업폐기물에 해당하고 시의 조사권한이 있다”고 말했다. 또 마이니치(每日)신문은 안전성 문제로 이 학교의 인가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학교의 명예교장을 맡고 있던 아키에 여사는 논란이 확대되자 지난 24일 사퇴했다. 또 모리토모학원의 가고이케 야스노리(籠池泰典) 이사장은 27일 NHK에 보도된 인터뷰에서 “(관계 당국의) 편의를 받은 것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박준희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