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을 졸업한 뒤 생활고에 시달리자 직접 히로뽕을 만들어 판매한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대량의 히로뽕을 제조해 인터넷, SNS 등에서 판매한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황모(32) 씨 등 12명을 구속했다고 2일 밝혔다. 또 황 씨로부터 히로뽕을 사들여 투약한 차모(24) 씨 등 38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황 씨는 지난해 5월부터 지난달 9일까지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의 한 건물 지하에서 직접 만든 히로뽕 500g을 차 씨 등 40여 명에게 남성 동성애자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텔레그램 등을 통해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히로뽕 500g은 시가 16억 원 상당으로 약 1만6000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지만, 황 씨는 경찰 조사에서 판매로 2000만 원가량을 벌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조사 결과 서울의 한 미대에 다녔던 황 씨는 대학을 졸업한 뒤 목공예공장을 차리고 가구를 만들어 판매했으나, 경영난으로 생활고에 시달리자 평소 종종 투약했던 마약을 직접 제조하기로 한 것으로 드러났다. 황 씨는 마약 관련 서적 등으로 배운 제조법에 따라 약국에서 산 의약품을 가공해 히로뽕 원료물질을 추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제조 과정에서 심한 악취가 나는 점을 주변에 숨기기 위해 환풍 장치를 설치하고 주로 심야 시간에만 히로뽕을 만드는 등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황 씨에게 히로뽕을 구매한 이들은 대부분 무직이나 유흥업소 종사자였지만, 일반 회사원이나 대학생도 상당수 포함됐다. 가정주부나 초등학교 교사도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히로뽕 원료물질을 추출할 수 있는 의약품을 전문의약품으로 지정하고, 대량 구매 시 경찰에 통보하는 시스템을 만들어달라고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공조협조를 요청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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