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야당 및 야권의 대권 주자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여부를 다음 정부에서 결정하도록 하자는 제안을 하고 나오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한·중 관계를 더욱 꼬이게 만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행위가 주한미군 사드 배치를 연내 진행하려는 정부의 국방·안보 정책 수행을 힘들게 하고 중국의 도를 넘은 보복에 힘을 실어주게 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유력 대권 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는 기회 있을 때마다 “사드 배치 문제를 차기 정부로 넘겨준다면 외교적으로 충분히 해결할 복안을 갖고 있다”며 사실상 정부의 주한미군 사드 배치를 반대해 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캠프 총괄본부장인 송영길 의원도 지난 1일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면담하며 사드 배치 문제를 다음 정부에서 결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촉구한 것으로 3일 전해졌다. 우상호 원내대표도 2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사드 부지는 1000억 원대 이상의 국가 재산이 공여되는 문제로 국회 비준을 받지 않고 국방부의 전결사항인 것처럼 미국에 공여할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국민의당 대선 경선 주자인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도 “사드 배치는 주변국과의 평화적 관계를 유지하려는 우리 목표에서 벗어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예정대로 연내 배치한다는 입장이다. 국방부 측은 “동맹국인 미국 전략무기 주한미군 배치 같은 안보현안을 국회 비준사항으로 다룬 전례가 없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등 범여권은 지난해 7월 긴급현안 대정부질문을 통해 국회 비준 여부에 대한 논란이 해소됐다는 입장이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조속한 사드 배치는 국익과 안보를 위해 바람직한 일”이라며 “모든 적법한 수단을 동원해 차기 정부가 출범하기 전에 사드 배치를 완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주승용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지난달 15일 “사드 배치를 반대할 명분이 많이 약해졌다”며 반대 당론 재검토 의사를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