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남 검찰총장을 비롯한 현 검찰 수뇌부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과 민감한 시기에 빈번하게 통화했다는 사실은 여간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국정농단 사건 및 우병우 수사 과정을 돌아볼 때, 검찰 신뢰성이 붕괴할 수도 있는 중대 국면이다. 현 검찰이 ‘우병우와 한통속’일 수 있다는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김 총장부터 ‘나도 조사하라’는 입장을 밝히고, 그것이 가능한 수사팀을 꾸려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우병우 특검’ 요구가 넘칠 것이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시한에 쫓겨 마무리하지 못하고 검찰로 도로 넘긴 우병우 수사 내용에 따르면, 우 전 수석은 지난해 7~10월에만 김 총장과 20여 차례, 안태근 법무부 검찰국장과 1000여 차례 통화했다. 김주현 대검차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과도 통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총장 등은 검찰 개혁 문제에 대해 얘기했다는 식으로 해명한다고 한다. 수사의 주요 고비마다 통화가 이뤄진 상황을 보면 그대로 믿긴 어렵다. 지난해 7월은 처가 땅 거래 등 우 전 수석의 각종 의혹이 불거져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던 시점이었다. 특별수사팀(팀장 윤갑근 대구고검장)과 함께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까지 꾸린 김수남 검찰은 지난해 11월 우 전 수석을 소환 조사했지만 성과 없이 끝났다. ‘셀프 수사’‘황제 소환’ 비판이 쏟아졌을 만큼 초동수사부터 부실했다. 특검 역시 파견 나온 현직 검사가 많아 수사에 미온적이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우 전 수석은 ‘특별’이 붙은 수사를 3번 모두 빠져나갔다. 혐의가 없는 사람을 무한정 수사해서는 안 되지만, 새롭게 드러난 통화 기록 등 다시 수사해야 할 정황이 많다. 우 전 수석에 대한 국민적 의혹은 더 커졌다. 현 검찰이 ‘우병우 사단’ 오명에서 벗어나 ‘국민의 검찰’로 돌아갈 수 있느냐에 검찰의 명운이 달렸다. 그러잖아도 경찰에 수사권 부여,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등의 주장이 힘을 얻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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