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그림을 사 모으며 투자 수익까지 거둘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그런 마음이 생긴 ‘초보 컬렉터’라면 공신력 있는 화랑에서 시장에 내놓은 작가의 작품부터 눈여겨볼 만하다.
국내 대표 미술품 장터(아트페어)로 한국화랑협회가 주관하는 제35회 화랑미술제가 10일부터 사흘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C홀에서 열린다. 올해는 94개 화랑·갤러리가 참여해 국내외 작가 500여 명의 작품 2500여 점을 소개한다. 이번 아트페어에도 김환기, 윤형근, 정상화 등 유명화가들의 작품이 거액으로 거래되며 화제가 될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향후 소장을 통해 투자 이익을 볼 수 있는 작품을 구매하고 싶은 초보 컬렉터는 작가의 유명세보다는 먼저 서울 삼청동과 인사동 등지에 포진한 국제갤러리나 현대갤러리, 가나아트센터, 학고재, 노화랑, 아라리오, 이화익 갤러리 등 메이저급 화랑에서 출품한 작품을 주목해야 한다. 연매출이 많게는 1000억 원대에 이르는 화랑들인 만큼 시장 흐름에 민감하고, 그만큼 유망한 작가를 집중 발굴해 육성하고 있다.
국제갤러리는 중견작가 김홍석과 박미나, 정연두 작가의 작품을 출품했다. 김홍석의 경우 조각, 회화, 설치, 비디오, 퍼포먼스 등 거의 모든 형태를 넘나들며 다양한 작품활동을 펼쳐왔으며, ‘비엔날레 작가’라는 별칭이 있을 정도로 다양한 비엔날레에 참여하며 예술성을 인정받았다. 국제갤러리는 “세 작가 모두 미술관과 상업갤러리에서 검증받은 작가들로 향후 작품 가치가 더 높아질 작가들”이라고 설명했다.
현대화랑은 단색화가 안영일(85) 작가의 작품을 출품했다. 그는 박서보, 이우환, 정상화 등 한국의 1세대 단색화 화가와 같은 세대다. 그러나 단색화가로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최근으로 ‘우량주’이면서도 비교적 저평가돼 있다. 학고재는 윤석남, 김보희, 송현숙의 작품을 전략상품으로 내걸고 있다. ‘한국 여성주의 작가’로 명성을 얻고 있는 윤석남 작가의 작품은 세계적 권위가 있는 영국 테이트 미술관 컬렉션에도 포함돼 있다.
가나아트는 이동재, 허산, 이성미 등 비교적 신진작가의 작품을 내놓았다. 이동재 작가는 쌀, 콩, 크리스털, 레진 오브제 등을 이용해 인물을 재현하는 작가로 최근 화단으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100호짜리 작품의 경우 2000만 원 정도에 거래된다. 아라리오 갤러리도 허명욱, 인세인 박 등 최근 화단에서 주목받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을 출품했다. 허명욱 작가는 금속판 위에 옻칠을 덧입히는 행위를 수개월씩 반복해 작품을 만들며, 인세인 박은 미디어와 다양한 빛의 속성을 활용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노화랑은 ‘화려한 색감의 동화 같은 점묘화’로 인기를 얻고 있는 김덕기 작가의 작품을 출품한다.
또 최근 한국화랑협회장으로 선출된 이화익 회장이 운영하는 이화익 갤러리는 ‘식물작가’로 유명한 박상미 작가, 이미지의 ‘Ima’와 물질 최소단위인 ‘Quark’를 합성한 조어 이마쿼크(Imaquark) 그림으로 조명을 받고 있는 안두진 작가, ‘투명한 그림자’ 빛의 농담을 화폭에 재현하는 정보영 작가의 작품을 출품한다.
김윤섭 한국미술경영연구소 소장은 “메이저급 화랑에서 유명 화가와 함께 선보이는 젊은 작가들은 장래가 촉망되는 유망 작가일 확률이 높다”고 귀띔했다.
한편 화랑미술제는 1979년 시작된 국내 최초의 아트페어로 89개 갤러리가 참가한 지난해 행사에 3만3000여 명이 다녀가고 600여 점의 작품이 판매됐다. 올해 행사의 입장권은 성인 1만 원, 학생 7000원이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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