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헌(오른쪽) 스노보드 알파인 대표팀 총감독이 지난달 20일 2017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 스노보드 남자 회전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이상호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상헌(오른쪽) 스노보드 알파인 대표팀 총감독이 지난달 20일 2017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 스노보드 남자 회전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이상호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상 첫 월드컵 銀·銅 쾌거

2012년 지휘봉 잡은 이상헌
1년중 10개월 선수들과 생활
비디오 촬영·장비 점검 맡으며
한식 요리까지 1인4역 수행


한국 스노보드의 성장 속도가 무척 빠르다. 스노보드 알파인 대표팀은 5일(한국시간) 터키 카이세리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 남자 평행 대회전에서 은메달을 포함, 2∼4위를 차지했다. 에이스 이상호(22·한국체대)는 결승에서 안드레아스 프롬메거(오스트리아)에게 0.21초 차로 뒤져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최보군(26·상무)은 김상겸(28·전남스키협회)과의 3위 결정전에서 0.27초 차이로 승리해 동메달을 챙겼다.

한국의 설상 종목 사상 첫 월드컵 메달. 종전 최고 성적은 이상호가 지난 12월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남긴 4위였다. 특히 이번 월드컵에는 세계 1위 얀코브 라도슬라브(28·불가리아) 등 이상호(20위)보다 랭킹이 앞선 정상급 선수 16명이 출전했기에 메달 획득의 의미는 더욱 크다. 대표팀은 오는 14일부터 스페인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또다시 메달 사냥에 나선다. 스노보드는 지난달 26일 막을 내린 2017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2개를 포함, 메달 5개를 획득하며 효자 종목으로 부상했다.

스노보드 대표팀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다크호스로 떠오르면서 이상헌(42) 총감독의 얼굴엔 웃음꽃이 피었다. 이상헌 총감독은 한국의 스노보드 1세대. 불모지였던 스노보드의 개척자. 2005년까지 선수 겸 코치로 활동했고 평창동계올림픽이 유치된 뒤인 2012년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았다. 열악한 환경 탓에 혼자서 모든 것을 꾸려가야 했다. 1년 중 10개월 이상을 선수들과 함께 생활했고, 비디오 촬영과 장비 점검도 도맡았다. 전지훈련 중엔 선수들 입에 맞는 한식을 해주기 위해 앞치마도 둘렀다. 이 총감독은 2014 소치동계올림픽까지 1인 4역을 수행했다. 2015년부터 스노보드 선진국 출신의 외국인 코치가 합류하면서 이 총감독은 한시름 놓았다. 하지만 기술 전담, 장비 전담, 물리치료 담당 외국인 코치 3명의 의견을 조율하고, 슬로프 공략의 전술전략을 짜내기 위해 지금도 24시간을 쪼개고 있다.

이 총감독은 “대표팀을 이끌면서 제자들이 시상대에 오르는 게 목표였는데 2명이 동시에 메달을 획득해 너무 기쁘다”며 “평창동계올림픽을 향한 계획들이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기에 평창에서 짜릿한 반전을 안겨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현진 기자 jjin23@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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