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샷을 하고 있는 전두환 전 대통령.
티샷을 하고 있는 전두환 전 대통령.
안양골프장에서 티샷을 하다 엉덩방아를 찧고 있는 김영삼(왼쪽부터) 전 대통령.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가 지켜보는 가운데 티샷을 한 노태우 전 대통령. 캠프데이비드 산장에서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내외와 골프 카트를 타고 이동하는 이명박 전 대통령 내외.
안양골프장에서 티샷을 하다 엉덩방아를 찧고 있는 김영삼(왼쪽부터) 전 대통령.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가 지켜보는 가운데 티샷을 한 노태우 전 대통령. 캠프데이비드 산장에서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내외와 골프 카트를 타고 이동하는 이명박 전 대통령 내외.
대한민국 대통령과 골프 - 2 관용서 금지령까지

역대 대통령들은 골프에 관한 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대표적이다. 그의 이미지는 골프에서도 부정적으로 비쳤다. 하지만 골프를 가장 많이 했고, 또 사랑했던 대통령이었다. 1983년 대통령 전용 별장이던 청남대에 파 4홀 2개가 빠듯이 들어갈 부지에다 5개 홀의 그린을 조성하고 ‘9홀 플레이’가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간이 골프장이었지만 10여 곳의 벙커와 그늘집까지 갖췄다. 9번 홀(파3·140m)을 제외하곤 2홀씩 짝을 지어 그린 하나를 공동으로 사용하는 ‘이중’이었다. 전 전 대통령은 운동신경을 타고난 데다 스윙을 정석으로 익히기 위해 노력했다. 담당 캐디들의 전언에 따르면 드라이버로 250m까지 보내는 장타자였고 핸디캡은 80대 중반 수준이었다.

한 번은 측근이 “각료들이 쉬쉬하며 골프를 한다”고 애로사항을 전했다. 그러자 전 전 대통령은 “내가 언제 골프를 하지 말라고 했느냐. 한 번 나가면 경호 비용까지 400만 원이나 드니, 재임 중엔 내가 골프를 하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단다. 그만큼 골프에 관대했다. 청와대 주최로 골프대회를 열고 군 인사들을 초청하는 등 골프를 장려했다. 전 전 대통령은 퇴임 후 골프를 더 많이 즐긴 탓에 구설에 많이 올랐다. 1992년 6월 16일 퇴임 이후 처음으로 경기 기흥골프장에서 5공 시절 각료들의 모임인 ‘무궁화회’ 회원 27명을 모아놓고 골프를 했다. 대규모 인원을 동원해 시끌벅적하게 라운드했다. 1994년 당시 경기 용인 태영골프장(현 블루원용인)에서는 전 전 대통령 일행 8팀의 라운드를 위해 코스에 있던 회원들을 코스 밖으로 내몰다시피 해 불만을 사기도 했다. 가진 재산이 29만 원에 불과했다던 그는 무려 30여 곳의 골프장에서 VIP 대접을 받으면서 20여 년 동안 골프를 즐겨왔다. 전 전 대통령 일가가 보유하던 골프 회원권은 한때 전체 회원권 시세 흐름에 영향을 미칠 정도였다. 차남인 전재용 씨와 처남 이창식 씨 부부가 소유했던 서원밸리 회원권은 모두 142장에 달했고 한꺼번에 시장에 매물로 등장했다. 시세가 1억7000만 원이어서 총 200억 원이 훨씬 넘었다. 인심만큼은 후했다. 라운드 도중 풀을 뽑는 아주머니들을 보면 즉석에서 금일봉을 전달하고, 프로 선수들에게 후한 용돈을 건네곤 했다.

9사단장 시절부터 골프를 즐긴 노태우 전 대통령이 재임하던 6공화국 시절 전국 골프장 허가 건수는 138건에 이르렀다. ‘골프공화국’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노 전 대통령은 국민을 의식해 조용히 골프를 즐겼다. 김옥숙 여사와 함께 부부가 필드에 서곤 했다. 청와대 골프연습장을 주로 이용했고, ‘보통 사람’이라는 이미지 관리를 위해 서너 달에 한 번 정도만 골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핸디캡은 20 정도.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은 골프와 담을 쌓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도 필요할 때는 골프채를 손에 쥐었다. 통일민주당 총재 시절인 1989년 10월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와 안양골프장에서 27홀을 돌았다. 드라이버 샷을 하면서 엉덩방아를 찧기도 했지만, 대통령이 되기 위해 노태우 전 대통령과도 손을 잡았다. 함께 골프를 치면서 정치적 이해관계를 풀었다. 결국 골프 회동 후 3당 합당을 이끌어냈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하지만 재임 시절 그의 입에서 나온 “공직자들이 공(골프) 칠 시간 있겠나”라는 한마디는 ‘골프 금지령’이나 다름없었다. 이뿐만 아니라 골프를 사치성 스포츠로 몰아 많은 세금까지 물리게 했고, 청와대 골프연습장을 철거했다. 물론 그 자신도 대통령에 당선된 후엔 골프와 거리를 두고 지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에 골프보다는 테니스를 즐겼다. 현대그룹 재직 시절엔 골프를 자주 즐겼다. 오래전 고 정주영 회장과의 라운드에서 정 회장이 홀에 붙였지만, 컨시드를 주지 않고 “마무리하시죠”라고 말해 동반자들을 놀라게 했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그의 핸디는 80타 중반 정도로 수준급이며, 요즘엔 대통령 시절 자신을 보좌했던 참모들과 자주 라운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양주골프박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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