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시위 주도 ‘퇴진행동’ 성명
中 보복·北 미사일엔 언급없어


촛불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이 롯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부지 제공 행위를 “권력과 재벌의 더러운 유착관계”로 규정하고 나섰다. 퇴진행동은 “미국이 사드 배치를 강행한다면 촛불의 분노가 한·미동맹으로 향하게 될 것”이라고 말해 향후 촛불시위가 ‘반미(反美) 투쟁’으로 바뀔 수 있음을 분명히 했다.

사드 국내 배치 추진을 박근혜정부 적폐 청산 과제로 제시한 퇴진행동은 ‘미국과 박근혜 잔당은 사드 강행을 즉각 중단하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2월 28일 이뤄진 국방부와 롯데의 부지 교환계약 체결을 맹비난했다. 퇴진행동은 “외교적 마찰 고조와 한·중 국제갈등으로 손실과 전쟁 위협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스스로 제 발등을 찍는 롯데의 비정상적 의사결정은 권력과 재벌의 더러운 유착관계를 다시금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4일 광주에서 열린 촛불집회 참가자 일부는 롯데에 사드 부지 제공 철회를 요구하며 금남로에서 동구 대인동 롯데백화점 광주점까지 행진하기도 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사드 한국 배치는 미국과 일본의 안보 이익을 위해 한국이 미·일 미사일방어체계의 전초기지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며 “미국이 박근혜 정권을 이용해 계속 무리한 사드 배치를 강행한다면, 1500만 촛불의 분노가 박근혜를 넘어 한·미동맹 자체를 향하게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퇴진행동은 그러나 사드 배치의 원인을 제공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이나, 최근 중국의 전방위적 경제 보복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은 “퇴진행동이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묻는 주목적에서 벗어나 사드 배치 반대, 한·미동맹 배격 등을 요구하는 정치투쟁으로 목표가 바뀐 것 같다”고 말했다. 유 원장은 “롯데는 공짜가 아니라 토지 교환의 형태로 정당한 대가를 받고 부지를 제공했는데, 어떻게 정경유착이라고 할 수 있느냐”며 “북한의 공격을 막아낼 대안도 없이 국민을 위험에 몰아넣는 주장은 ‘친중유착’ ‘친북유착’이다”고 지적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사드 반대 운동이 반미 운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데, 반미를 외치기 전에 중국에도 당당히 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반미만 주장하는 것은 ‘중화’에 휘말려가겠다는 뜻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성훈·김기윤 기자 tarant@munhwa.com
김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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