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워싱턴 DC 백악관에 도착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용헬기인 머린 원에서 내리면서 해병대 의장병에게 답례 경례를 하고 있다.
5일 워싱턴 DC 백악관에 도착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용헬기인 머린 원에서 내리면서 해병대 의장병에게 답례 경례를 하고 있다.
美정부 강경 매파에 힘 실려
현상유지 주장 뒤로 밀릴 듯

美, 中에 北核대응 압박 전망
한국, 컨트롤타워 없어 ‘비상’


북한이 한·미 연합 독수리훈련 엿새째인 6일 오전 평안북도 동창리에서 4발의 미사일을 동해 상으로 발사했다. 전략무기를 추가 동원한 한·미 연합훈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북한이 보란 듯이 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것은 강경 대응으로 선회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북 정책에 대한 정면 도전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전술핵 한국 재배치와 대북 선제타격론까지 검토하고 있는 트럼프 정부의 대북 압박 정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 배제됐던 이들 옵션의 현실화가 진지하게 논의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이처럼 미국과 북한이 일촉즉발의 대결 상태로 치닫고 있지만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으로 미국과의 전향적인 조율에 한계가 있어 안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6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조만간 발표되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초강경 모드로 치달을 것으로 외교가는 전망하고 있다. 지난달 12일 북한의 신형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이후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논의는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미국 주요 언론과 관계자들을 통해 드러나는 트럼프 정부의 대북정책 역시 예상을 뛰어넘는 고강도 방안들을 포함하고 있다. 미국이 트럼프 정부 출범 직후부터 전술핵무기를 한국에 재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는 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의 보도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더구나 ‘대북 선제타격’과 같이 ‘전략적 인내’를 내세웠던 이전 정부와 결이 다른 공세적인 옵션들까지 모두 테이블에 올려 논의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정부 출범 후 이런 수준의 대북제재가 논의된 사실이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6일 북한 미사일 도발로 미국 정부 내 강경 매파의 목소리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지난 1일 “미국은 북핵·미사일 위협을 막기 위해 군사력 사용과 북한 정권교체까지 포함한 새로운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더구나 만약 북한이 6일 발사한 미사일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관련 기술을 개선한 신형 미사일로 드러날 경우 ‘특단의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미 의회와 싱크탱크를 넘어 정부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대북제재 현상유지론과 북한 핵보유국 인정 후 북·미 평화협정과 같은 온건하고 현실 타협적 주장은 자연스럽게 후순위로 밀릴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내달이면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이는 미국 정부의 신 대북정책은 “북한을 아주 강력히 다룰 것”이라고 공언한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이달 말 한·중·일 방문을 통해 북핵 문제에 대한 사전 조율을 시도한 뒤 그 결과를 바탕으로 4월 개최될 미·중 정상회담에서 대북 승부수를 던질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표 대북정책은 우선 한·미·중·일 협의에 의한 북한 봉쇄를 기본 틀로 삼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한반도 배치에 보복성 조치를 노골화하는 중국에 먼저 북핵 대응에 나서라는 메시지도 던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전술핵 재배치와 대북 선제타격론까지 검토하는 등 예상을 뛰어넘는 대북정책을 발표할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정작 당사국인 한국에 컨트롤타워가 없어 미국과 사전조율이 쉽지 않다. 더구나 차기 정부가 출범했을 때 미국의 대북 정책 윤곽이 이미 짜여 있을 경우, 한반도 문제에 대한 주변 강대국 논의에서 차기 정부가 소외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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