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계 10여명 혐의 포착
허남식 내일 신병처리 결정
인허가·부정대출 등 못밝혀


정·관계 인사 연루 의혹으로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부산 해운대 엘시티 비리사건이 7일 중간 수사결과 발표를 고비로 사실상 마무리된다. 지난해 10월 24일 부산지검 특수부가 동부지청 수사진을 합류시켜 검사 8명으로 대형 수사팀을 꾸린 후 본격 수사에 착수한 지 4개월 반 만이다. 수배 중인 엘시티 실질소유주 이영복(67) 회장을 검거하고, 연루된 정·관계 인사 등 10여 명을 구속하는 성과를 냈다. 그러나 제기된 대형 의혹에 비해 수사 내용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사팀은 이 회장이 수백억 원의 비자금을 조성해 101층 엘시티 건립의 사업 편의를 위해 무차별적으로 금품을 뿌린 혐의부터 포착해 나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회장의 ‘자물쇠 입’과 더불어 정·관계 인사들과 오랫동안 친분을 유지하며 자금 추적이 어려운 현금과 상품권, 차명 법인카드, 기프트 카드 등을 주는 로비 방식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 검찰은 끈질긴 수사로 이 회장이 합법을 가장해 여러 계열사 간 자금거래로 비자금을 만들고, 상품권 중 극히 일부가 등록된 현금영수증으로부터 단서를 포착했다. 방대한 계좌추적은 물론 휴대전화 통화 위치추적, CCTV 확인까지 거쳐 증거를 수집했다.

그 결과, 현기환(58)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 회장과 지인 사업가 등으로부터 상품권과 술값대납 등 4억3000여만 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배덕광(69·부산 해운대을) 자유한국당 의원도 엘시티 사업의 포괄적 편의 대가로 9100여만 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정기룡(60) 전 부산시 경제특보와 허남식(68) 전 부산시장의 측근인 이모(68) 씨는 법인카드와 현금 등으로 각각 3000만 원을, 서병수 부산시장의 측근인 김모(65) 씨는 무려 8년간 매달 200만 원씩 2억2000여만 원을 받은 혐의로 모두 구속됐다. 유일하게 구속영장이 기각된 허 전 부산시장은 7일 신병처리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하지만 ‘곪은 부위만 도려내는’ 특수부 수사치곤 파악한 혐의와 구속자의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있다. 이 회장과 최순실(61) 씨가 함께 가입한 ‘황제계 연루의혹’과 부산시의 인허가 및 부동산투자이민제 허가과정, 금융권 부정대출 등에 대해서는 뚜렷한 혐의를 밝혀내지 못했다.

부산 = 김기현 기자 ant735@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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