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를 클릭하면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한미연합군사훈련 기간임에도
요격에 필요한 ‘골든타임’ 놓쳐

北 스커드-ER 마하 7~8 속도
2분 뒤 포착 땐 300㎞ 날아가
南으로 쐈다면 수도권 초토화


우리 군 당국이 한·미 연합 독수리훈련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북한 탄도미사일을 발사시각에서 2분이 지나서야 이지스함의 레이더로 포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요격에 필요한 ‘골든타임’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북한 핵미사일 사전 탐지가 필수적인 킬 체인 전략의 효용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자체적으로 운용 중인 군사정찰위성이 없는 우리 군의 한계이기도 하다. 미국과 일본과의 긴밀한 미사일 정보교류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포대 추가 배치 및 도입의 필요성도 제기해 주고 있다.

7일 군 당국은 마하 7∼8(음속의 7∼8배) 속도로 날아간 이 탄도미사일의 발사 순간을 포착하지 못한 가운데 발사 2분이 지나서 동해상에 있던 이지스함 세종대왕함과 탄도탄 조기경보레이더인 그린파인레이더로 확인했다고 국방위원회에 보고했다. 북한이 발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스커드-ER 미사일의 비행속도는 마하 7∼8이다. 발사된 미사일은 시속 9792㎞의 속도로 분당 163㎞를 비행한다. 하강 궤도에 가속도가 붙어 속도가 빨라지는 상황을 고려하면 이지스함에서 미사일을 포착하게 되는 2분 뒤면 약 300㎞ 지점에 도달한다.

상황을 종합하면 우리 군은 요격에 필요한 골든타임을 놓쳤고, 서울과 수도권의 방공망이 뚫렸음을 의미한다. 이동식미사일발사대(TEL)를 전방에 전진 배치한 뒤 발사하면 중부권도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스커드-ER에는 핵탄두 탑재도 가능하다.

당초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시각을 6일 오전 7시 36분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일본이 오전 7시 34분이라고 발표하자 뒤늦게 ‘오전 7시 34분 발사, 오전 7시 36분 포착’으로 수정했다. 6일이 한·미 연합 독수리훈련 기간임을 감안하면 북한이 한국군의 정찰·감시 전력을 속이고 은밀히 발사준비를 했던 것으로 보인다. 액체연료 로켓은 연료 주입시간이 30분 이상 걸리는 것을 고려하면 한국군의 킬 체인 전략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군사전문가들은 “미 정보당국의 도움 없이는 TEL에서 쏘는 북한 미사일 발사 순간을 포착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동창리에서 일본의 사세보(佐世保) 주일 미군기지까지는 840㎞ 정도 떨어져 있다. 일본은 미사일 발사를 실시간으로 포착해 요격에 필요한 골든타임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군사전문가들은 북한이 고체연료 엔진을 장착한 개량형 스커드-ER를 이미 개발했거나 개발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월 12일 발사한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인 북극성-2(KN-14)가 고체연료 엔진인 것을 고려하면 조만간 스커드-ER도 고체연료 엔진으로 대체될 것으로 예상된다. 군 관계자는 “사드는 마하 7의 속도로 날아가 마하 14 정도까지 날아오는 적의 미사일 요격이 가능하다”며 “마하 9.5의 노동미사일이나 고각 발사한 무수단미사일의 요격은 사드 미사일로만 가능하다”고 밝혔다.

북한이 다양한 지역에서 여러 발의 미사일을 동시다발적으로 발사할 경우에 대비해 사드 1개 포대 도입으로는 부족하고 중장기적으로 3∼4개 사드 포대 배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

관련기사

정충신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