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오른쪽) 경기 성남시장이 지난해 12월 성남시 하대원동 주민센터에서 수혜자에게 청년배당 사업을 설명하고 있다.
이재명(오른쪽) 경기 성남시장이 지난해 12월 성남시 하대원동 주민센터에서 수혜자에게 청년배당 사업을 설명하고 있다.
- 이재명 성남시장 (下)

청년배당 수십억 상품권 지급
지역상권 활성화 긍정 평가도

전국 확대시행땐 비용 수십兆
국가재정에 리스크 부담 우려

年100만원 주겠다는 기본소득
국토보유세 大選 공약도 논란


경기 성남시가 시행 중인 ‘3대 무상복지’ 사업은 이재명 시장의 대표적 정책 브랜드로 손꼽힌다. 성남시에 살기만 하면 만 24세 청년은 청년배당을, 중학교 신입생과 저소득층 고교 신입생은 무상교복을, 출산 가정은 산후조리 지원을 받는다. 고교 신입생 교복을 빼고 모두 수혜 계층의 소득 수준과 상관없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보편적 복지의 성격을 띠고 있다. 비판론자들로부터 ‘포퓰리즘’ ‘선심성 행정’ 공격을 당하는 배경이다. 그러나 이 시장의 강한 의지에 따라 이들 정책은 시에 막대한 재정 부담을 떠안길 것이란 우려에도 불구하고 1년여간 시행되고 있다. 최근 대선 출마에 맞춰 3대 복지사업을 ‘대한민국 스탠더드’로 만들고, 기본소득과 국토보유세란 무상복지 확장판 정책까지 도입하겠다는 공약을 밝히기도 했다.

◇갈등의 불씨, 3대 무상복지 = 3개 사업은 도입 때마다 시 집행부와 의회 혹은 여야 간 갈등을 야기해 왔다. 무상교복 조례안은 2011년 시의회에 제출된 이후 수차례에 걸쳐 재상정된 끝에 2015년 9월 간신히 통과됐다. 심의 당시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시의원들은 “상위 법령인 ‘지방자치단체의 교육경비 보조에 관한 규정’에 지원 근거가 없는 포퓰리즘”이라며 반대했으나, 다수당인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의 찬성으로 통과됐다. 전국 최초로 추진된 청년배당은 2015년 6월 이 시장이 처음 구상을 밝힌 직후 같은 해 11월 근거 조례가 제정됐는데, 이 역시 의회 통과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새정치연합이 고용난에 시달리는 청년을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한 반면, 새누리당은 혈세로 표를 얻으려는 인기영합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상임위에서 새누리당의 전원 반대 속에 다수당 표결로 통과되는가 하면, 본회의장에서는 새누리당 의원들의 ‘청년배당 반대’ 피켓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시장 공약 사업인 공공 산후조리 지원 역시 여야가 밤새워 공방을 벌였고, 결국 새누리당의 등원 거부 속에 새정치연합이 단독으로 조례안을 통과시켜 정치적 흠결을 남겼다.

◇복지부도 연속 ‘불수용’= 우여곡절 끝에 시의회를 통과한 3대 무상복지는 보건복지부와의 사회복지제도 협의에서도 번번이 암초에 부딪혔다. 복지부는 새정치연합이 장악한 성남시의회가 관련 예산안을 모두 통과시키자 잇따라 ‘불수용’ 결정을 내렸다. 청년배당의 경우 △타당성과 중앙정부 사업과의 유사성, 재원조달방안 등 수용 불가 △목적이 청년층 취업역량 강화인지, 지역경제 활성화인지 불분명 △취업 여부를 구분하지 않고 일괄지급하는 방식이 원래 취지에 부합하지 않음 △중앙정부의 취업성공 패키지와 유사 등을 불수용 사유로 꼽았다. 공공 산후조리 지원은 기존 복지부의 ‘산모신생아 건강관리사 지원’ 사업의 확대를 통해 해결할 수 있고, 민간 산후조리원의 입소율도 61.2%에 그쳐 타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불수용됐다. 무상교복 사업은 소득 기준에 따라 차등지원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변경해 달라며 재협의 결정이 내려졌다.

그런데도 성남시는 지난해 1월부터 3대 무상복지를 강행해 정부에 정면으로 맞서고 있다. 청년배당의 경우 서울시가 청년수당을 시행하고, 경기도 역시 올해 6월부터 청년구직지원금 제도를 도입하기로 하는 등 유사한 형태로 다른 지자체에 전파되는 추세다. 성남에서는 사업 시행 후 수십억 원의 지역화폐가 상권이 침체한 구시가지나 전통시장에 풀리면서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긍정적 평가도 나온다.

◇보편복지 확산, “재정 리스크 위험”= 이 시장은 대선에 출마하면서 성남시의 소위 ‘무상복지 3종 세트’의 확장판인 기본소득 공약을 발표했다. 국가 예산 400조 원의 7%인 28조 원으로 29세 이하와 65세 이상 국민, 농어민·장애인 2800만 명에게 1인당 연간 100만 원을 주겠다는 것. 또 다주택자나 재벌 등으로부터 세금을 걷어 전 국민에게 30만 원씩 나눠주겠다는 국토보유세 구상도 내놓았다.

3대 무상복지와 기본소득, 국토보유세는 전 대상자에게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복지정책이란 공통점이 있다. 학계에서 우려 섞인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기본적으로 복지는 수혜 대상이 위험에 빠졌을 때 공적자금으로 구출해주는 보험적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평소 사회보험료와 세금을 꼬박꼬박 내던 국민이 곤경에 처했을 때 ‘보험금’ 역할을 하는 구조인데, 위험 발생이나 필요 여부를 따지지 않고 모든 대상자에게 동일한 혜택을 주면 복지 서비스의 하향 평준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연명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청년배당 같은 지자체 사업은 재정부담이 지역에 국한되기 때문에 실험적으로 적용할 수 있겠지만, 이를 수십조 원의 비용을 들여 전 국가적으로 확대하는 것은 재정상 리스크를 안길 수 있다”고 말했다.

성남 = 박성훈 기자 psh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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